[뉴스핌=이고은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으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인 후 본격적인 친중(親中) 외교 행보에 돌입했다.
<사진=블룸버그> |
두테르테 대통령은 18일을 시작으로 나흘간 필리핀 재계 거물을 포함해 400명의 기업 총수들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인프라 투자를 위한 중국 자본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일 퍼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교장관은 필리핀-중국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분쟁 관련 논의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두테르테 대통령은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앞당겨 총 일정을 4일로 늘렸다.
두테르테의 이같은 '친중' 정책은 본질적으로 경제적인 관점에서 기인한다고 미국 정책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설명했다. 두테르테는 자신의 고향 민다나오의 철도 등 필리핀 인프라 구축을 위해 중국에서 25년 만기 차관을 제공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약과의 전쟁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9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마약 사범 처형에 대해 질문한다면 개자식(son of a bitch)이라고 욕하겠다"고 말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예정됐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와는 달리 불개입 원칙을 내세우면서 필리핀의 정책에 협력과 지원을 제공했다. CSIS는 이 점이 두테르테의 행보에 대한 지지로 받아들여지면서 그의 친중 행보를 가속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