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반미친중' 행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오는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동은 중국의 최대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해결에 중요한 발판이 되는 반면, 필리핀과 미국의 관계가 더 어긋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블룸버그>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중국과 필리핀 정상이 직접 만난다는 점에서 기존 구도가 어떤 식으로든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 앞서 중국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에 나설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필리핀은 상호방위조약 체결 상대인 전통 우방 미국과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에 손을 내미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싱가포르 ISEAS 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맬컴 쿡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에 대한 필리핀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최근 하이난 섬에 배치한 핵무기 탑재 잠수함이 미국 본토에 선제 공격을 하기 위해선 반드시 남중국해를 지나 서태평양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필리핀이 계속 친중 행보를 걷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리처드 헤이다리언 필리핀 드라살대 교수는 필리핀 안보의 높은 미국 의존도나 국민의 친미 정서 등을 고려할 때 "두테르테는 미국과의 동맹을 크게 훼손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콰이어러 등 필리핀 언론과 현지 여론조사업체 SWS가 필리핀 전국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미국, 중국, 일본, 대만, 호주, 네덜란드, 노르웨이 7개국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는 중국을 '거의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6%가 '매우 신뢰한다'고 답해 조사대상 7개국 중 가장 높은 신뢰도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