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주 TIPS 관련 펀드로 11억달러 유입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시장이 진단하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15개월래 최고치로 뛰었다. 영국과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호조를 이룬 데 따라 물가 상승 기대가 한층 더 높아졌다.
월가 투자은행(IB)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상승을 포트폴리오에 적극 반영할 것을 권고하는 의견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물가연동채권(TIPS)로 뭉칫돈이 밀려들고 있다.
식품 코너에서 장 보는 소비자 <출처=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와 같은 만기의 물가연동채권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지난 4월 고점을 뛰어넘은 동시에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로 뛰었다. 향후 10년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이 약 15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다는 의미다.
스프레드는 이날 장중 1.74%까지 상승해 연중 저점인 1.19%에서 가파르게 치솟았다.
물가 상승 신호는 다른 지표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미시간대학이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2.4%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연준의 정책 목표치인 2.0%를 웃도는 수치다.
연초까지만 해도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하강에 따른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지배했지만 상황이 급반전한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른바 고압경제 정책을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정책 행보를 취하고 있어 시장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날로 증폭, 선진국 국채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움직임이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한 주 사이 TIPS 관련 펀드로 1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TIPS 관련 펀드는 20주 연속 자금 순유입 기록을 세웠다.
도널드 엘런버거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밀어 올리려는 움직임”이라며 “투자자들도 같은 행보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TIPS에 대해 비중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물가가 상승하는 동시에 저성장이 지속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단 상승한 뒤에는 이를 끌어내리는 일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의 디파 마지무다르 머니매니저는 “일반 국채 비중을 축소하고 TIPS의 비중을 늘리기에 적기”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