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시장서 유가 하락 헤지 거래 많아
미국 원유재고 감소에도 유가 반등 효과 없어
[뉴스핌=김성수 기자] 이번 달 30일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으나 원유시장에서는 감산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3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옵션시장에서 유가 상승보다는 하락 위험을 헤지하는 거래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브렌트유 선물 근원물이 하락할 가능성에 베팅하는 옵션 거래가 지난 9월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사실이 이러한 분위기를 전한다.
선물옵션 시장에서는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 거래와 원유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이 역대 최고 수준에 와 있다. 미결제 약정이란 반대매매나 결제가 안 된 계약을 뜻한다.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 거래(초록색)와 원유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빨간색)이 역대 최고 수준에 와 있다<사진=블룸버그통신> |
총 미결제 약정이 증가하는 것은 시장에 거래자들이 점점 더 많이 참여하면서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강세장일 때 미결제 약정이 증가했다면 이는 주로 매수 세력이 증가했다는 뜻이므로 선물 가격은 더 오르고 앞으로 강세장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약세장에서 미결제 약정이 증가했다면 매도 세력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현재 미결제 약정이 많다면, 상황이 급변할 경우 투심이 급속도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OPEC 회원국들이 합의를 맺는 데 실패한다면 원유 시장 분위기가 강세장에서 매우 강력한 약세정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하는 상황도 유가 반등에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 원유재고는 감소세를 지속해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에 와 있다. 반면 유가는 1월 초의 40달러 후반에서 도리어 하락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2월물은 3일 아시아 시장에서 0.95% 오른 배럴당 45.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원유재고가 지난 1월 초부터 감소세를 지속했으나(흰색) 유가는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파란색).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