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통부문장 최근 경질돼...박 전무, 사실상 유통부문 이끌 듯
[뉴스핌=강필성 기자] 두타면세점의 운영에 뛰어든 두산가(家) 4세 박서원 전무가 면세점 경영 전면에 나설지 주목된다. 두타면세점을 책임지던 이천우 두산 유통부문 부사장이 최근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박 전무가 면세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두타면세점의 상황이 녹록치 않아 오너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박서원 두산 부사장. <사진=두산> |
3일 두산 등에 따르면 최근 물러난 이천우 부사장은 AK플라자, 삼성물산 등을 거친 패선·유통 전문가로 지난해 두산이 면세사업권을 받으면서 영입됐다. 하지만 두타면세점이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오픈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경질됐다는 관측이 많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경영상의 이유로 사임하게 된 것”이라며 “유통부문은 동현수 두산 대표이사가 맡게 됐다”고 말했다.
동 대표가 책임지는 구조가 됐다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경질을 통해 박 전무의 역할과 권한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무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11월 두산 전략담당최고책임자(CSO)로 영입된 바 있다. 유통부문 내에서 이 부사장을 제외하면 최고 선임 임원이다.
오리콤 등을 통해 광고업계에서 활동해온 박 전무는 그간 ‘콘돔’ 제품인 ‘바른생각’ 등을 선보이는 등 독특한 이력을 지닌 오너 4세로 꼽혀왔다. 실제 두타면세점의 심야영업이나 입구의 핑크색 올빼미, 내부 인테리어 등은 그의 작품으로 꼽힌다.
문제는 성과다. 현재 두타면세점은 주요 명품 브랜드의 입점이 지연되는 상황으로 오너 4세의 경영참여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가장 낮은 실적을 보이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타면세점은 현재 신규 면세점 중 일 평균 매출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특히 심야 영업으로 인해 막대한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 부사장의 경질은 박 전무의 입장에서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다는 평가다. 두타면세점이 획기적은 실적 개선에 성공한다면 향후 박 전무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명분이 될 수 있겠지만 부진이 이어진다면 그 명분에 상처도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현재까지 상황은 쉽지 않다. 올해 말 신규 시내면세점 4곳의 사업권이 새롭게 나올 예정이고 이로 인해 내년에는 4개의 서울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문을 열게 된다. 지금까지 경쟁이 9개 면세점 내에서 이뤄졌다면 내년에는 총 13개 면세점의 생존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다.
과연 박 전무가 보다 치열해지는 면세업계 경쟁구도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