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타이어社 등 복수 참여 전망...금호 컨소시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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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영기 기자] 오는 9일 금호타이어 매각 예비입찰을 앞두고 채권단과 금호그룹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파는 측인 채권단은 글로벌 타이어 업체가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매각이 성공적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반면 금호그룹은 컨소시엄을 활용할 수 있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기가 거북한 상황이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박삼구 회장과 금호그룹에게는 금호타이어를 되찾는 것이 여전히 어려운 숙제로 남게 된다. 채권단이 '개인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 예비입찰에 글로벌 타이어 업체 등 적어도 2군데 이상이 참여할 전망이다.
중국의 켐차이나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사모펀드 어피니티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입찰 참여 의사를 밝혔다.
채권단으로선 자금력이 탄탄한 인수후보자들이 등장하면 채권 회수 가능성이 높아질 뿐아니라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으로 더 좋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을 확보하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채권회수라는 일차적인 목표를 넘어서, 중국공장 분할 재매각 등 일각에서 그리는 시나리오를 일축하고 현재상태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주인을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전국금속노조에 소속돼 지역별 공장을 분할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달리 말하면 사모펀드보다는 글로벌 타이어 회사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중국당국이 신규 타이어 공장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인수자가 중국공장을 따로 떼어 처분하면 더 많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이를 노리고 사모펀드 등이 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얘기였다. 하지만 공장신설과 폐쇄 등 주요한 사항은 노조와 합의해야하므로 현실성이 없다는 반론이 나온 것이다.
변수는 금호타이어를 되찾겠다고 공언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다. 표면적으로는 최종입찰때까지 시간이 있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도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최근 시국 상황과 연루돼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뒷짐지고 있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IB업계에서는 당초 금호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미르재단에 기부금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입찰에 참여하는게 부담스러워졌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서 그룹의 이름이 회자되는 것 자체가 거북하기 때문에 지금 금호타이어 입찰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아직 시간이 남아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IB업계에서 돌던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얘기도 잦아들었다. 또다른 대안은 예비입찰에 참가한 사모펀드 등과 본입찰(내년 1월) 전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 방안도 채권단이 예비입찰 이후 컨소시엄 구성변경에 대해 별도 승인을 받아야 된닫고 밝힌 만큼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앞의 채권단 관계자는 "예비입찰 때 제시된 조건이 변할 수 있지만 가격범위와 인수주체에 대해 어느 정도는 파악이 될 것"이라며 "특히 컨소시엄 구성에 관한한 변동사항은 채권단의 승인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를 되찾는 길은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다. 그렇지만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 등으로 박 회장의 자금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2일 박 회장은 한 매체를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는 단독으로 할 생각이 없다"며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와 같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의미가 깊다.
내년 1월 최종입찰 전에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나 우선매수권행사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 모두 채권단이 제시한 원칙과는 다르다. 이에 금호그룹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에 매각되는 금호타이어 지분 42.01%는 시가 75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1조원을 호가할 것으로 IB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