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인수 후보로 글로벌 사모펀드 거론
켐차이나·링롱은 인수가 낮출 백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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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방글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호 세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은 인수 자금이 부족해 국내외 투자자를 백기사를 확보해야 금호타이어를 되찾아 올 수 있는 상황이다.
10일 재계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금호타이어 매각 예비입찰에는 빅4(브릿지스톤, 미쉐린, 굿이어, 컨티넨탈) 중 하나를 포함해 10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 자동차 관련 부품회사, 해외 화학회사, 국내 재무적 투자자 등이 뛰어들었다.
해외 자동차 관련업체는 중국의 링롱타이어, 해외 화학회사는 중국의 켐차이나로 추정되고 있다.
기존 인수 의사를 밝혔던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 등의 참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유력한 백기사로 꼽혔던 스프링파트너스 역시 마찬가지다.
금호타이어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올 초부터 인수 의사를 내비쳤던 어피너티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박 회장과 손을 잡고 본입찰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어피너티, 스프링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이 다른 사모펀드와 손을 잡으면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자금이 필요한 박삼구 회장과 경영권보다 투자 수익에 관심이 높은 사모펀드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질 수 있다. 또, 채권단 입장에서도 금호타이어를 꾸준히 운영할 마음이 없어 보이는 사모펀드에 매각을 하기는 부담스럽다.
자금이 부족한 박삼구 회장 입장이나 투자수식을 거둬야 하는 사모펀드 모두 싼 가격에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은 공통이다. 이 때문에 인수전 흥행을 미연에 방지하고, 예비입찰에 우군을 확보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진행됐던 금호산업 인수전 때도 “1조원도 가능하다”며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호반건설이 6007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백기사 역할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호반건설의 역할을 해줄 곳은 중국업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중국 업체와 손을 잡았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는 링롱타이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링롱타이어는 중국 내 상용차 부문 1위, 종합순위 5위의 회사로 글로벌 타이어업계 순위는 20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다.
켐차이나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켐차이나는 지난해에도 세계 5위권 타이어 제조사인 피렐리를 인수한 바 있다. 때문에 금호타이어를 추가로 인수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시각과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해 적극적으로 몸집 부풀리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공존한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10년째 한중우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과 2013년 두 차례 연임했다. 이 외에도 한중교류의해자문위원회 자문위원장 등 중국과의 교류가 많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시진핑 당총서기, 리커창 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을 모두 만났다.
이 인연을 통해 중국 타이어 업체들과 접촉, 일종의 딜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금호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중우호협회장을 통해 쌓은 인맥으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들을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며 “향후 중국 공장 매각이나 지분 분리 등의 세세한 부분에서 조율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예비입찰 흥행과 관련 없이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인수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향후 채권단 매각일정에 따라 적절히 대처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로 예정돼 있던 채권단 회의는 14일로 연기됐다. 입찰 마감시간을 앞두고 해외 업체들이 몰리면서 채권단 회의를 연기, 14일에 모여 인수저격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