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세월호 인양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기상 악화와 장비 교체 등으로 지연된 것인데, 연내 인양을 목표로 추진해온 정부로선 어찌됐든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1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이 올해 안에 완료되기는 어렵게 됐다.
이철조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 직무대행은 지난 9일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 동절기 기상이 좋지 않아 작업 가능 일수가 작년의 절반으로 줄었다"며 "연내에는 사전 작업만 하고, 선미들기는 내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로선 지난달 31일 장기화되고 있는 선미 리프팅 빔 작업 방식을 바꾸면서까지 연내 인양을 성공시키겠다고 한 지 채 열흘도 안돼 말을 바꾼 셈이 됐다.
세월호 인양 개념도. <자료=해양수산부> |
앞서 해수부는 최근 선미 리프팅 빔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기존 '토사 굴착 후 빔을 삼입하는 방식'에서 '선미 들어 한 번에 설치하는 방식(이하 '선미들기')'으로 변경했다.
선미들기는 세월호 선체의 꼬리 부분을 약 1.5m(0.5도) 들어 올려 그 밑에 리프팅빔 5개를 삽입하는 공정이다. 리프팅빔은 추후 와이어를 연결해 선체를 들어 올리는 데 쓰이는데, 현재까지 3개가 삽입됐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동절기로 접어들면서 북서계절풍의 영향으로 강풍과 높은 파도, 10℃ 내외의 저수온 등 작업여건이 점차 나빠지게 된다"며 "작년 11월, 12월에 상하이샐비지가 45일간 현장작업을 진행했다고는 하나, 동절기에는 작업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에 해수부는 겨울철에도 인양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인양 장비를 교체키로 했다. 리프팅 빔을 들어 올리는 '해상크레인'을 '잭킹바지선(2척)'으로, 선체를 부두로 운송하는 '플로팅 도크'는 '반잠수식 선박'으로 장비조합을 바꾸기로 한 것.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도크를 활용하는 현행 장비조합이 입찰 당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등 훌륭한 방식이긴 하지만, 동절기 인양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보니, 높이가 높고 풍압면적이 큰 장비의 특성 상 동절기에 위험부담이 증가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석 장관은 "장비를 교체하지 않으면, 12월 목표로 진행하는 인양작업이 내년 4월 이후에나 가능하게 된다"며 "동계철 작업이 가능한 장비를 도입함으로써 공백 없이 인양작업을 계속,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