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상장·면세점 특허·경영권 분쟁 등에 직·간접적 영향 미칠 듯
[뉴스핌=함지현 기자] 롯데그룹 수사와 관련한 재판이 시작되는 가운데, 이번 재판이 향후 그룹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과 롯데면세점 특허권 재탈환, 경영권 분쟁 재발 등 세가지 측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추진을 선언한 호텔롯데의 상장은 재판결과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주주구성 다양화와 호텔 및 면세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재투자를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조속히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영진의 비위행위가 확정되면 상장에 차질을 빚게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분식회계의 문제가 있다면 3년 동안 상장을 못하게 돼 있다"며 "신 회장의 경우와 같은 횡령·배임은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상장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혐의가 확정되면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측은 신 회장이 무혐의를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재판 상황을 지켜보며 신청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특허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재탈환 역시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힌다.
롯데면세점 자체만 놓고 보면 30년 넘게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운영능력과 브랜드 가치가 국내 면세점 중 단연 '1등'이다. 특히 월드타워점의 경우 연매출 6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던 매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특허권을 잃은 아픔이 있다. 당시 '실력' 외적인 부분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롯데면세점은 올 연말 결과가 발표될 특허전에서도 운영 능력만 놓고 판단했을 때 특허권을 따 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다만 이번 재판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된 얘기 등이 맞물리는 과정에서 또 다시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여전히 신 회장에 대한 공세를 공언해 놓은 만큼 이번 재판 과정에서 형제 간 분쟁이 재발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더이상 분쟁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신 전 부회장이 분쟁을 이어나갈 의지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 전 부회장이 어떤 카드를 꺼낼지는 알 수 없지만 재판 과정에서 재발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형사대법정에서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다만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양측 입장과 일정 등을 조율하는 자리인 만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 회장, 신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은 이자리에 참석하지 않는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