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회복, 가격 인하 명분될까 촉각
[뉴스핌=강필성 기자] 유업계가 올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두고 표정관리에 한창이다. 그동안 남양유업, 매일유업은 흰 우유의 공급과잉, 수요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왔기 때문에 지난 8월 원유(原乳) 가격 인하로 어느 정도 실적 회복이 예상돼 왔다.
문제는 수익성이 기대 이상으로 대폭 회복됐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이 제품 가격인하 요구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6일 유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
남양유업의 지난 3분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05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0% 늘어난 95억원에 달했다.
매일유업은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일유업은 3분기 영업이익이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신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다.
이들이 이런 호실적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것은 바로 흰우유 가격 인하 요구 때문이다. 낙농진흥회 등은 흰우유 공급 과잉이 지속되자 젖소의 도축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급을 줄이는 한편, 지난 8월부터 납품 원유 가격을 922원으로 리터당 18원 인하한 바 있다.
때문에 유업계는 수익성 회복이 가격 인하 요규의 명분이 될 가능성을 예의 주시 중이다.이에 따라 시민단체 등은 흰우유 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인하 된 제품은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비주력 품목에 그쳤다. 심지어 남양유업은 현재까지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
사실 이들의 수익성 상승은 원유가격 인하에 따른 원가절감 보다는 고수익 상품 비중의 증가 및 판관비 절감이 주효했다. 남양유업의 판관비 비율은 23.5%로 전년 동기 대비 2.4%P 감소했고 매일유업은 고수익 제품인 컵커피, 가공유,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수익성이 거의 나지 않는 흰우유보다 영업비의 절감이나 다른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늘렸다는 이야기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초과공급으로 흰우유(백색시유)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자는 소폭 개선됐지만 동절기 잉여원유 발생이 예상되고 있어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가격 인하 요구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업계 선두인 서울우유가 지난 9월 가격인하를 결정하고 나선 바 있어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 결국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표정관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