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랙프라이데이 주문 놓고 환율과 할인폭 저울질
[뉴스핌=홍성현 기자]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중국 해외직구족이 지갑을 닫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최대 쇼핑축제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중국 해외직구족들은 환율과 할인폭을 저울질하며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양새다.
<사진=바이두(百度)> |
광군제(11월11일 솔로데이) 열기가 식기도 전에 글로벌 최대 쇼핑축제 블랙프라이데이(이하 블프)가 찾아왔다. 블프는 미국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다음날인 금요일을 가리키는 말로, 연중 최대의 할인행사가 펼쳐진다.
중국 해외직구족 자오(趙)씨는 블프를 위해 광군제 기간 ‘광클릭’ 욕구를 억눌렀다. 이것 저것 할인혜택을 받고 나면 세금을 합쳐도 256달러(약 30만원)라는 저렴한 가격에 정품 구스다운재킷을 살 수 있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해외직구의 목적은 주로 보통 저렴한 가격, 희소성, 정품 보장으로 꼽힌다. 중국 국내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희소성 있는 물품을 구매할 수 있고, 소위 가짜가 판치는 중국 온라인쇼핑몰에 비해 글로벌 쇼핑몰은 믿고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올해는 좀 사정이 달라졌다. 위안값이 8년래 최저점을 찍는 듯 최근 들어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인민은행은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9085위안으로 고시했다. 8년 5개월만에 6.9위안대를 넘어선 것으로, 이 추세라면 달러당 7위안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해외직구족의 경우 같은 가격(달러기준)의 제품을 사기 위해 더 많은 위안화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연초하고만 비교해봐도 중국인들은 해외쇼핑, 유학, 관광을 위해 6%의 돈을 더 지불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 절하로 '블프' 할인혜택이 순식간에 줄어든 셈이다.
이에 대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국 해외직구 사이트 양마터우(洋碼頭 YMATOU.COM)는 지난 18일 2016 글로벌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개시, 10분만에 매출액 6000만위안(약 100억원)을 돌파했다. 양마터우 관계자는 “환율 영향이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블랙프라이데이 가격 할인폭이 워낙 크다”며, “소비자는 무엇보다 동일 브랜드 국내 가격과의 차이에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몰 글로벌(天貓國際 TMALL.HK)도 주요 판매자 대부분이 보세구역 창고를 이용하기 때문에, 해외직구 판매가격이 단기간에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저우슈왕(走秀網 XIU.COM)도 “브랜드업체와 협력업체의 계약은 최소 1년에서 3년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이즈가 운영하는 카올라닷컴(網易考拉KAOLA.COM) 관계자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으로 물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가 원가 상승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며, 소비자 판매가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중국 전자상거래 연구센터 온라인 유통부 모다이칭(莫岱青)주임은 “환율 변화가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판매자 입장에서는 남길 수 있는 이윤이 줄어드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유명 이코노미스트 쑹칭후이(宋清輝)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어지는 위안화 약세는 글로벌 브랜드 상품의 수출입에 영향을 미치고 구매 원가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또 수출업체에게 위안화 평가 절하는 호재라며, 특히 유럽과 미국에 수출하는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 역직구)는 통상적으로 달러로 견적을 받고 위안화로 결산하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중국 역직구 쇼핑몰이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국 달러를 구입해서 달러로 결제”하거나, “위안화 환율을 주시하면서 시기를 나누어 구입”하라고 조언한다.
한편 블랙프라이데이는 한국 시간으로 오늘(25일) 오후 2시 본격 막을 연다. 업계에서는 올해 해당기간 역대 최대 매출 달성을 관측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