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적자에 고심...'특허 조기반환' 가능성도 솔솔
[뉴스핌=전지현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사업으로 기대했지만, 일부 업체는 매출도 안오르고 흑자전환도 쉽지 않아서다. 내년에도 실적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내면세점 사업중 일부가 '조기철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7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선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5곳의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에만 신세계면세점은 197억원 영업손실를 냈다. HDC신라면세점(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116억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갤러리아63면세점)도 131억원의 적자를 봤다. SM면세점은 60억원대 적자를 기록 중이다. 두타면세점은 3분기에 70~8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2분기 160억원 규모의 적자에 이어 경영상황이 더 어두워졌다.
<사진=HDC신라면세점> |
다만, 신세계면세점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3분기에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이익은 아직 갈길이 멀지만 장사는 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나머지 3개 면세점은 이익도 나지 않는데 매출 부진까지 겪으며 고민이 깊다.
단적으로 지난 11월 기준 시내면세점들의 일평균 매출은 두타면세점의 경우 6억원 중후반 수준이다. 당초 목표로 세운 연간 5000억원 매출 달성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갤러리아면세점63과 SM면세점 역시 각각 일평균 매출 10억원, 2억원 안팎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반해, 신세계면세점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각각 일평균 매출 21억원과 2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향후 전망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두타면세점과 갤러리아63면세점, SM면세점은 올해 적자가 내년까지 이어지며 실적개선이 불투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중국단체관광객 감소라는 악재가 이들 사업자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든다. 면세업계는 중국 정부의 사드 후폭풍으로 인한 단체관광객 감소 영향이 오는 12월 말 혹은 1월부터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시내면세점들은 '산커(중국 개별 관광객)' 모객활동이 주요현안으로 떠올랐지만, 두타 등 면세점 초년병들은 노하우 부족과 주요 관광지와 떨어진 입지 조건으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규면세점이다 보니 모객할 수 있는 노하우, 전문 인력 등 역량 구축과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데다 상권자체에서 오는 제약으로 내년부터 매출 부담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오는 17일로 예상되는 4곳의 신규면세점이 추가될 경우, 내년부터 서울 시내에서만 총 13개 면세점이 경쟁을 펼치며 관광객 유치를 위한 '치킨게임'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특허 조기반환설'도 흘러나온다. 시내 면세점의 운영 특허는 현행 관세법상 중도 반납을 허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 업체가 늘면 늘수록 알선 수수료 등 마케팅 경쟁이 심화돼 업체들의 수익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면세업계 환경 악화와 경쟁심화에 따라 족에 특허를 반환하는 사업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