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산업·광산 업종 부진… 소비도 주춤
[뉴스핌= 이홍규 기자] 고공 행진하던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이 4년 만에 처음으로 둔화했다.
29일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경제는 6.21% 성장했다. 이는 정부가 예상했던 사전 예상치 6.3%를 밑도는 것이며 연초 전망치 6.7%를 크게 하회하는 것이다.
자원과 산업 업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산업과 건설 부문의 성장률은 지난해 9.6%에서 7.6%로 크게 둔화했고, 자원과 석탄 업종 성장률은 마이너스(-)5%를 기록해 5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해외 기업들이 생산 중단 또는 감소에 나서면서 지역 경제와 해당 업종이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생산 중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생산의 30%를 차지하는 박닌과 타이응우옌 북부 지역의 생산을 줄였다. 이에 따라 부품을 포함한 휴대폰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28%에서 14.4%로 반토막이 났다.
또 대만의 포모사 플라스틱은 하띤 중부 지역의 철강 공장 건설을 중단해야 했다. 환경 문제가 제기된 때문이다. 국내 철강 생산도 중국의 염가 공세로 인해 지난해 만큼 강한 증가세를 보이지 못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베트남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소매 판매 증가율은 7.4%를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더딘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매 판매는 9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2010년에는 무려 30.8%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소득 별로 소비의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부유층에 주로 의존하는 신차 판매는 30만대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산층 이하 지출은 교육비, 공공요금, 휘발유 가격, 교통 요금 등이 인상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베트남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0.6%에서 2.7%로 솟아 올랐다.
베트남 화폐인 동(dong)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 무역 우려로 큰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섬유, 농수산물 수출 강국인 베트남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했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TP)의 가장 큰 수혜국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6%의 성장률은 필리핀과 미얀마에 필적할만한 훌륭한 성정이라고 본다. 총 인구가 9300만명에 이르고 평균 연령이 28세인 베트남은 글로벌 기업들에 매우 매력적인 소비시장이다.
그동안 베트남정부는 국영 기업 개혁과 불필요한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같은 노력은 베트남 경제 성장을 다시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