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실질 금리 다시 좋아보여"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정 확대를 통해 성장률과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이른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의 기대가 한풀 꺾인 데 따라 신흥 아시아로 자금 유입이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HSBC의 헤럴드 반 데르 린데 아시아 태평양 주식 전략 책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현실 확인이 이뤄진다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주식이 올해 최소 10%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 무역 정책과 반이민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기대를 꺾어 놓은 가운데 지난달 신흥 아시아의 정크등급(투자부적격등급) 채권에 대한 수익률 프리미엄은 지난달 기록했던 약 3년 반만에 최저치를 유지하면서 투자 매력을 부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작년 말부터 상승세를 지속해온 글로벌 국채 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금리는 작년 12월 기록한 고점 2.6%에서 현재 2.36%까지 내려왔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재정 부양책 일부는 2018년까지 시행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10년물 금리가 2%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최근 미 국채 금리의 하락 현상은 (금리와 반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채권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 8일 호주 10년물 금리는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으며 동일 만기 뉴질랜드 국채 금리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뒤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하자 3주 최저치로 밀렸다.
신킨자산운용의 준 카토 선임 펀드 매니저는 "펀드 자금이 아시아로 되돌아오고 있다"며 "아시아 신흥시장은 인프라와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또 이 지역에는 경상 흑자국들이 많다. 이제 다시 아시아의 실질 금리가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과 대만을 포함한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무역 정책에 여전히 취약해 보인다고 경고한다. 아직 미국 예산 과정(budget process)은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했다. 때문이 미 국채 금리가 달러화 함께 다시 튀어오르며 이들 국가를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채권 시장은 열기를 더해가는 모습이다. 올 들어 신흥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된 정크등급 채권 규모는 약 60억달러를 기록해 201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즈 웨이 펑 크레딧 트레이딩 부문 전무이사는 "공급 측면에서 파이프라인은 축적돼 왔지만, 대부분이 차환발행이라 시장에 과도한 쏠림 현상은 없었다"며 "수요 관점에서는 펀드들은 적정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자금) 유입과 채권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만일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국내 개발에 반응하는 중국 주식을 매입하라고 조언했다. HSBC의 린데 책임자는 태양열 또는 풍력 발전과 같은 중국의 대체 에너지 생산 업종을 추천했다. 또 인도의 대형 은행주와 유명 소비와 자동차 업종 매수도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