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대담②] 리스크 관리 강화하고 핀테크로 미래 발판
[뉴스핌/ 대담=문형민 금융부장, 정리=김나래 기자] "시스템을 뜯어 고치다 2년이 훌쩍 지나갔네요. 사람이 바뀌어도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지주회사의 역할입니다. 안정된 시스템은 미래의 발전을 꿈꾸기 위한 발판이 될 겁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짧은 한 마디에는 많은 의미가 녹아 있었다. 김 회장에게 2년은 성과를 내기에 짧은 시간이었다. 지난해 농협금융지주는 부실채권과 전산사고에 대한 아픔을 모두 털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 이형석 기자 leehs@ |
◆부실채권 정리 + 조기경보 시스템 전산화
김 회장이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부실채권 정리는 신의 한수였다. 그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주 내 산업분석팀을 신설하고, 분석대상 업종을 늘렸다.
금융연구소 내에 산업분석팀 인력을 증원하고 정교한 여신심사를 위해 박사급 인재도 영입했다. 또 조기경보시스템, 편중여신 한도관리 등 기업 여신평가 시스템도 고도화했다. 특히 조기경보 시스템 전산화 작업은 김 회장 재임 직후 도입했지만 지난해 비로소 완성됐다.
아울러 투자금융부의 여신심사 능력을 키우기 위해 표준여신심사 양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부터 기업투자금융(CIB) 협의체는 금융 계열사의 자금을 한데 모아 안정적으로 투자를 위해 시작했다. 월별, 분기별로 계열사의 팀을 모아 정보를 입력하고 분석결과를 나눈다.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부동산 펀드, 유럽 가스 발전소 투자 등 이미 성공적으로 진출을 시작했다. 향후 미국을 겨냥한 인프라 투자펀드도 발을 넓힐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의왕통합IT센터의 건립으로 전산장애 악몽을 떨쳐냈다. 농협금융은 2015년 5월부터 전산시스템 분리를 준비해왔다. 2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고 2만 명이 넘는 인원이 직·간접적으로 동원된 초대형 프로젝트의 완결도 이뤄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 이형석 기자 leehs@ |
김 회장은 핀테크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NH핀테크혁신센터도 설립했다. 또 디지털 플랫폼 '올원뱅크'에 지방세·등록금 납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공 핀테크'에 주력하고 있다.
◆NH오픈플랫폼으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
특히, NH핀테크혁신센터가 추진 중인 NH오픈플랫폼은 핀테크기업이 농협의 금융API를 활용해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이다. 금융API란 금융회사 내부 서비스를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해 핀테크 스타트업이 다양한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그는 "농협지주의 경우 올원뱅크 등 오픈 API 등 기술력을 볼 때 디지털 금융기술은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며 "특히, 올원뱅크가 5개월만에 50만 가입을 한 성과를 보면 향후 성장성은 더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시작된 농식품가치펀드도 농촌의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나 창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자금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업의 기술력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지원해주는 시스템도 효과를 보고 있다.
이뿐 아니라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에 대한 시스템도 모두 변화를 주었다. 농협은행에 WM연금부를 만들었고, NH-아문디자산운용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안정적 수익을 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었다. 디지털 빅데이터 전략단의 분석과 함께 자회사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시너지는 올해부터 기대해봐도 좋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디지털, 글로벌, 은퇴금융 등 3가지 축으로 농협금융지주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 확신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