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화학업종 증가응답 두드러져
유지·보수 등 보수적 성격 투자 많아
[뉴스핌=김은빈 기자] 전국의 제조업체 10곳 중 6곳 이상이 설비투자를 작년보다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유지·보수나 기존 설비 효율화 등을 투자의 이유로 꼽은 기업이 많아, 보수적인 투자행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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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수출업체 중 66.7%가 2017년 중 설비투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해, 감소라고 응답한 업체(33.3%)를 크게 상회했다.
이번 조사는 2월 20일부터 3월 8일까지 전국의 27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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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
특히 설비투자의 증가폭도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전년에 비해 5%이상 설비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대답한 업체의 비중은 전체의 33.9%로 전년도 실적치(23.7%)를 크게 앞섰다. 반면 감소를 계획한 업체들의 감소폭은 줄어들었다. 5%이상 투자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의 16.3%로 지난해 실적치(25.9%)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설비투자에서 비중이 큰 주요업종의 설비투자 증가 계획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비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19.0%)의 경우 ‘5% 이상’ 증가를 계획한 업체의 비중이 41.9%로 전년 실적치(35.5%)를 상회했다.
두 번째로 설비투자 비중이 큰 석유정제·화학(8.8%)은 5%이상 증가를 계획한 업체 비중이 5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정제·화학의 전년도 실적치를 비춰봤을 경우 5%이상 투자한 업체 비중은 37.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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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
다만 설비투자 성격은 보수적이었다. 2017년 중 설비투자 증가 계획한 업체에게 확대원인을 살펴보면 유지·보수(65.7%)와 기존설비 효율화(64.1%)를 선택한 업체의 비중이 신제품 생산(55.8%)이나 선제적 투자(24.3%)를 선택한 업체보다 높았다.
설비투자 감소를 계획한 업체들의 경우 국내외 경제 여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특히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76.7%)과 내수 부진(62.2%)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게 나타났다. 특히 투자감소 계획을 생각하는 업체들의 절반가량(47.7%)이 당분간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의 비중의 높은 중소기업의 경우 내수 상황(77.1%)과 국내경제 불확실성(56.8%)을 우려하는 응답이 대기업(각각 61.2%, 43.4%)보다 많았다.
설비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자금상황의 중요성에 대해서 업체들은 내부자금 상황(56.1%)을 외부차입자금 가용성(33.1%)이나 차입금리(30.5%)보다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의 위험회피 성향과 보수적인 투자태도 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들은 설비투자 회복을 위한 정책과제로 경기부양 정책(63.1%), 투자세액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61.3%), 정책자금 확대(55.4%) 등을 꼽았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