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칸 CEO "삼성·SK발 과잉 공급 가능성 낮아"
미즈호 "올해 하반기 20~25% 비용 절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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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지난 1년 새 170%나 뛰어오른 미국 대형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앞으로 다시 100%나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마이크론의 주력 제품인 D램에 대한 우호적인 수급 여건과 회사의 비용 절감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 24일 분기 실적 호재와 함께 대형 투자은행의 투자 의견이 상향 조정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7.4% 급등한 28.43달러를 기록했다. 개장 초에는 29.71달러까지 치솟으며 2년 최고치에 근접했다. 마이크론은 2분기에 매출액이 17% 늘어난 46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173%나 증가해 역대 두 번째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월가 유력지 배런스(Barron's)는 최신호(25일 자)를 통해 월가 IB들이 마이크론의 목표가를 최대 55달러로 현재가 28.43달러보다 약 100% 높은 수준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은 최근 마이크론이 월가의 높은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2017회계연도 2분기 실적과 3분기 전망을 내놓은 다음에 나온 것이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 5년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지난 2분기 동안 D램 가격이 21% 급등하면서 회사 실적을 견인했다. D램은 개인용컴퓨터(PC)과 휴대폰,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중앙 메모리다. 회사의 또다른 매출원인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긴 했지만 강력한 수요가 가격 하락을 상쇄했다. 플래시 메모리는 일종의 가상 하드 드라이브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에 사용된다.
투자은행 분석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한동안 D램 시장에 과잉 공급 현상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가격 상승세가 회사 주가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2014년말부터 작년 초까지 회사 주가를 무려 73%나 주저 앉혔던 삼성전자 발(發) 과잉공급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더칸 CEO "삼성·SK발 과잉공급 가능성 낮아"
마이크론의 마크 더칸 최고경영자(CEO)는 잡지와 인터뷰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언급하면서 "말할 수 있는 것 중에 최선은 커다란 새로운 공급 물결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면서 "웨이퍼 신규 생산을 위한 장비를 마련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는 삼성이나 다른 업체들의 공급 증가가 이른 시일 내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의 조셉 무어 분석가도 초과 재고 문제를 안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 있음을 언급하면서 D램 시장에 과잉 공급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회사의 비용 절감 노력 역시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마이크론의 비용 절감 기술이 회사 마진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는 얘기다. 회사의 주가수익배율(PER)이 7배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미즈호증권의 비제이 라케시 분석가는 "차세대 소형 D램과 3차원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새로운 플래시는 올해 하반기 20~25%의 비용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존 피처 분석가는 가격 동향에 상관없이 비용 감축이 회사 수익성을 지속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마이크론, 사업 환경 '이례적'일 정도로 우호적
현재 마이크론의 메모리 칩을 둘러싼 수요와 공급 여건은 '이례적'이라고 할만큼 우호적인 상황이다. 마이크론의 메모리 칩은 알파벳, 아마존 등과 같은 첨단기술 업체의 인공지능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분야에서 폭넓게 쓰인다.
다만 반도체 시장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낙관론이 걷히면 주가는 쉽게 조정 받을 수 있다고 배런스는 경고했다.
회사의 비용 절감이 실적의 안전판 역할을 하더라도 과거 마이크론의 주가가 D램 가격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던만큼 메모리 가격 하락의 빌미가 보이면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런스는 "마이크론이 메모리칩의 순환적 성격에서 벗어난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상품(D램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기술회사의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