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소외…시중은행보다 불편한 보안시스템
[뉴스핌=강필성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가 폭발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서비스를 개시한지 사흘만에 가입자는 8만4000명을 넘어섰고 대출도 6600건을 돌파했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에도 불구하고 2%가 아쉽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케이뱅크가 인터넷 사이트에 액티브X의 쌍둥이로 불리는 EXE 보안프로그램을 고스란히 차용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소비자의 불편, 글로벌 웹 표준이 아니라는 이유로 퇴출되고 있는 방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인터넷 사이트에 약 9종의 보안프로그램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말이 권장이지 실제로는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사이트의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윈도우 OS를 제외한 맥, 리눅스 OS의 PC에서는 케이뱅크를 이용 할 수 없다.
이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정부부처, 금융권의 고민거리였다. 웹브라우저의 호완성이 떨어져 컴퓨터가 느려지거나 충돌이 나는 사례가 적지 않고 수차례 설치를 위해 브라우저를 닫았다 여는 불편이 있어 소비자의 원성이 많았다. 엑티브X의 대안으로 도입됐지만 여전히 웹표준과는 거리가 있는 한국만의 보안 방식이다.
케이뱅크 보안 프로그램 설치 화면. <사진=케이뱅크> |
이 때문에 가장 보수적이던 은행들도 변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안프로그램 없거나 1개 정도로 대폭 줄인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독자적 보안 방식을 통해 소비자 편의와 보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케이뱅크의 인터넷뱅킹은 과거 시중은행의 수준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케이뱅크 사이트는 여전히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하고 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야만 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위주로 개발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인터넷뱅킹에는 기존 은행에서 검증된 방식을 활용하게 됐다”며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가 작다보니 투자 여력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은산분리에 대한 법안이 계류되면서 자본금 확충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태인 케이뱅크의 상황을 이해 못해줄 바는 아니다. 다만 인터넷 전문은행이 인터넷 보안에 있어 ‘구닥다리’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보안이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완벽한 보안 속에서 어떻게 더 고객에게 편리한 접근성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