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약세, 외국인 매도 유발...프랑서 대선 끝나면 회복"
"선물매도, 삼성전자 횡보에 상승베팅 물량 청산"
[뉴스핌=김지완 기자] 한국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던 외국인이 4월들어 팔자로 바뀌었다. 이달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한 규모는 6000억원에 달한다. 이틀 빼고 모두 팔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조에 대해 환율요인을 꼽는다. 이달들어 원화약세로 바뀌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사진=블룸버그> |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들어 외국인들은 18일 현재까지 총 5980억원을 순매도했다. 파생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이달에만 7095계약 순매도했다. 지난 10일이후로는 1만3479계약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하방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매도가 원화약세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코스피 고점후 반락의 명분은 그리스 채무, 브렉시트 등 유럽이 제공해왔다"면서 "지금도 'EU붕괴'라는 큰 틀에서 프랑스 대선이 2차투표까지 이어지는 등 시장 불확실성 요인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달러인덱스의 58%를 차지하는 것이 유로화인데, 유료화가 약해지면 자연스럽게 달러화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 대선이 진행되는 동안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 구도 속에서 원화약세는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극우세력들의 지지율 상승에 따른 경계심리탓도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프랑스 대선 2차 투표가 '르펜VS멜랑숑'이 된다면, '반EU VS 반EU'의 대결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아진 듯하다"고 진단했다.
전일 보여준 외국인의 '코스피 매도-코스닥 매수'와 움직임도 환율요인으로 시장에선 해석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많이 빠진 중소형주에 유럽계 장기 자금이 유입됐고, 대형 수출주는 환차손을 우려한 미국계 자금이 빠져나가는 걸로 볼 수 있다"면서 "대형주 자금 유출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순매도로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했지만 정부의 통화시장 개입 차단으로 통화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도 부담요인. 지난 15일 발표된 미국 재무부 보고서에는 '통화 강세압력이 재개될 경우 그대로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라는 권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압력은 피했는지 몰라도 통화강세 압박수위는 더 높아졌다"면서 "환율보고서 내용을 해석하면, 최근의 위안화 강세가 만들어졌지만 이 조차도 중국정부가 개입해 속도조절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위안화강세가 나타난다면 개입하지 말고 놔두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외국인 선물 매도는 하방베팅이 아닌 상승헤지 물량을 청산하는 것으로 봐야된다는 견해도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은 상방과 하방 양방향 모두에 헤지가 진행된다"면서 "K200의 2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현물을 못샀던 외국인이 상승헤지 차원에서 K200매수를 했으나 최근 삼성전자가 210만원대를 횡보하면서 선물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눈에 띄는 수준의 규모는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금융지표 움직임 역시 4월 위기설과 거리가 멀다는 진단이다. 김성환 연구원은 "금리, 환율, 변동성 지표 등 제반지표들의 변동성 자체가 크지 않았다"면서 "그랬던 지표들이 전체적으로 꺾이는 모습이 나타나 대북 리스크를 비롯한 4월 위기설 등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CDS 프리미엄 5년물은 지난달 말 51bp 수준에서 지난 13일 60bp까지 오른 뒤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있다. 코스피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 역시 지난 3일 11.01에 머물렀으나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최고조에 이른 11일 16.68까지 올랐지만 이후 14.53까지 내리며 진정되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