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설문조사, 근로자의 날 근무 이유
‘회사의 강제 근무요구’ 1위, 비정규직출근↑
中企 30% 황금연휴 근무···대기업과 온도 차
납품 가장 큰 사유, 비정규직·알바 휴무 ‘글쎄’
[뉴스핌=김기락 기자] 늦깎이 대학생 김 모 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노동절) 등이 껴 있는 5월 황금연휴에도 근무해야 한다. 김 씨는 “근로자의 날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등 휴일엔 수당을 조금 더 받을 수 있어서 그나마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박모 부장은 “노동절이요? 황금연휴요?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 얘기죠. 언감생심입니다” 대기업에 납품 기한을 맞추려면 노동절에도 쉴 수 없다.
5월 황금연휴를 시작하는 1일 근로자의 날, 사람들의 표정이 엇갈린다. 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이 나눠져서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상당수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중소 제조업 25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7년 5월 중소기업 임시 휴무 계획 조사’에 따르면 5월 2, 4, 8일 ‘휴무 계획이 없다’고 한 회사가 30.4%이다.
또 ‘하루만 휴무’인 곳은 54.8%, ‘2일 휴무’는 37%, ‘3일 모두 휴무’는 8.2%로 나타났다. 미정은 15.6%다. 5월 초 징검다리 휴무에 2, 4, 8일을 쉬면 지난달 29일부터 최장 11일간 연휴가 된다.
휴무 계획이 없는 중소기업은 ‘납품기일 때문에 불가능’이 3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일시 가동 중단으로 생산량·매출액 큰 타격’이 29.2%를 차지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황금연휴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에겐 ‘꿈’ 같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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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5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재직자의 37%가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 회사의 강제근무 등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고용노동부가 기업을 관리감독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노동절 근무 이유로는 ‘회사의 강제 근무요구’(27%)가 1위다. 근무 형태별로는 비정규직(48%) 출근율이 정규직(33%)보다 15%p 높게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교육서비스업 ▲도소매업 ▲개인가사서비스업 ▲여행·숙박·음식점업 종사자의 50% 이상이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기업은 휴가를 권장, 중소기업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5월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사용과 국내여행 장려를 통해 내수 진작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회원사에 권고했다.
경총은 “최근 우리 경제는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과 청탁금지법 시행, 가계부채 증가에따른 소비 여력 축소 등 악재가 겹쳐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더욱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중국의 금한령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관광·숙박·음식업 등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12일간 출국자수가 197만명에 달할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어난 수치다. 국내여행과 내수 진작과는 거리가 큰 것 같다.
김 모 씨는 “휴일에 놀러가는 손님들 보면 저도 놀러가고 싶죠. 남들 노는 날 저희같이 일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사회가 또 굴러가는 거죠. 빨간날에 들으면 가장 기분 좋은 말이 뭔지 아세요? 수고하세요에요”라며 애써 웃어보였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