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여성동맹 중심으로 1인당 1평씩 대마 심으라 강요"
[뉴스핌=이영태 기자] 북한이 부족한 항공유 생산을 위해 주민들에게 대마(大麻) 재배를 강요하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일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014년 9월 15일 어민 신고를 받고 백령도 해상에서 표류하던 북한 무인기(드론)를 수거해 공개했다.<사진=합참 제공/뉴시스> |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주민들은 대마를 '역삼'이라고 부른다"며 "당국이 대마를 심을 면적까지 지정해 주고 현장조사를 시작하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 주민들은 역삼을 가공하면 마약류인 대마초가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올해 여성동맹을 중심으로 역삼(대마의 북한 표현) 재배를 전국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여맹원 1인당 역삼을 10평씩을 심으라는 지시가 중앙 여성동맹위원회로부터 지난 3월 초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올해 3월 여맹원들을 상대로 "역삼 씨에는 메주콩보다 배나 많은 지방 성분이 있어 질 좋은 식용유를 많이 뽑을 수 있다"며 "식용유를 뽑고 남은 찌꺼기는 단백질 함량이 높아 사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그러면서 10평의 면적에서 나는 역삼으로는 10kg의 식용유와 영양가가 높은 사료10kg을 생산할 수 있어 인민생활 향상에 필요한 식용유는 물론 고기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여맹원들에게 역삼 심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당 역삼 10평씩 심으라는 동맹 중앙위의 지시에 여맹원들이 코웃음을 쳤는데 막상 역삼 면적조사를 시작하니 이제 서야 부랴부랴 역삼을 심는 흉내를 내고 있다"며 "양강도는 지금이 역삼 심기에 최적의 날씨"라고 덧붙였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당에서 강요하는 지시도 제대로 안 먹혀드는데 여맹 따위 지시에 누가 꿈쩍이나 하겠냐"며 "역삼을 심으라는 지시도 사실상 여맹의 자체 결정이 아니라 당에서 여맹에 위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역삼을 심는 목적은 식용유를 얻자는 것도 있지만 기본은 전투용 무인기(드론)의 연료를 얻자는 데 있다"며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무인기에는 항공유 대신 역삼기름과 아마씨 기름을 섞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삼이 꼭 기름을 얻는 데에만 사용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역삼 기름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역삼 재배에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역삼 심기는 당에서 여맹에 위임한 과제로 이를 거역할 경우 당에 도전하는 것으로 된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