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더 간다" 자체 분석 늘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채권, '계륵' 전락 우려
문 후보 당선시 추경도 금리에 부담
[뉴스핌=김선엽 김은빈 기자] 최근 코스피 강세에 '주식의 적(敵)'이라 할 수 있는 채권시장이 못 내 불편한 기색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주식에 비해 계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자체 평가다.
아울러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독주 채비를 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직접적으로 추경을 언급한 점도 부담이다.
지난해 말 '트럼프 쇼크'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부양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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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돌파함에 따라 채권시장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코스피는 지난 4일 2240선을 넘어선데 이어 8일엔 2거래일 만에 2250선을 넘어섰다.
이에 일각에선 2400선 돌파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데다, ‘박스피’시절이 길었던 만큼 이젠 코스피가 재기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교역량이 늘어난다면 한국 같은 베타가 큰 국가의 주식과 외환을 매입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무역 회복이 선진국의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이것이 본격적인 회복인지 다시 침체로 들어설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많지만 금융위기 이후 충분한 시간이 지나서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골이 깊으면 산이 높은 법이듯이 10년 가까이 횡보했던 코스피가 다시 재기의 나래를 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강세가 못내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이 강해지면 안전자산인 채권은 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채권시장은 주식과 대조적으로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 40분 현재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709%로 연초(1.638%)에 비해 7.1bp상승했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2.235%로 연초(2.074%)와 비교해 16.1bp 올랐다. 금리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는 “우리나라 주가가 상당기간 박스권에 갇혀있었고, 이머징 국가 중에서도 싸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외국인이 주식으로 회귀하고 국내 자금도 이동하게 된다면 (채권시장은) 불편해진다”라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는 호재이지만, 채권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일조한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취임 즉시 일자리 추경예산 10조원을 편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여지가 줄어든 것도 한몫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이전 대비 줄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한국의 경기회복세가 빠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은 닫혀있지만, 인상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라며 “신정부 출범에 대한 정책적 기대에 주식시장 강세까지 맞물리면서 채권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채권이 주력자산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며 “안정적 통화정책을 배경으로 금리가 급등하지 않는 수준에서 계륵같은 시장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