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영상, 전쟁 참혹성 등 공개할 가치 있으면 삭제 안 돼
[뉴스핌= 이홍규 기자] 페이스북에 자해 및 자살 생중계 영상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한 페이스북의 내부규정 문서가 공개됐다.
지난 21일 영국 가디언은 학대, 혐오발언, 음란물과 관련한 영상 또는 문구의 삭제 여부를 판단하는 데 기준으로 삼는 페이스북의 100가지 이상 내부 규정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내부 규정에 담긴 기준들은 작년 페이스북 내 관련 종사자들에게 배포된 지침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항목은 자해 영상의 생중계 기준이다. 페이스북은 문서에서 고통에 빠져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검열하거나 벌주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시청자들의 참여하에서 생중계(livestream)를 하도록 하는 것이란 견해를 제출했다고 기술했다.
이 규정 문서는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 "해당하는 사람을 도울 기회가 더 이상 없어지면" 영상은 삭제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폭력적인 죽음이 담긴 영상도 '충격적'으로 표시되긴 하지만, 자해 원인과 정신병, 전쟁의 참혹성 등을 알리는 데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영상은 삭제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게시물을 검토하는 관리자(moderator)들은 콘텐츠를 정확하게 거를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업무량을 감안할 때 이들이 보통 콘텐츠를 보고 평가하는 데 1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한 소식통은 신문에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통제할 수 없다"면서 콘텐츠가 "너무 빠르고 방대하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모니카 비커트 글로벌 정책 관리 책임자는 "서비스에 약 20억명의 사용자가 있다. 어떤 것을 허용해야할 지에 대해 합의를 이루기가 어렵다"면서 어떤 기준을 설정하더라도 회색 지대는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