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 엿새 만에 가족들 품에서 숨져…미국 내 대북여론 악화 우려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북한서 장기간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지난주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끝내 숨을 거뒀다.
오토 웜비어<사진=AP/뉴시스> |
19일(현지시각) 마켓워치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웜비어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웜비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향인 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로 송환된 지 엿새 만이다.
송환 직후 웜비어를 담당하던 신시내티 병원 측은 그의 뇌세포 상당수가 손상된 상태로 이미 “반응이 없는 혼수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가족들은 성명서에서 “웜비어가 지난 13일 신시내티로 돌아왔을 당시 말을 하거나 반응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볼 수도 없는 상태였다”며 “괴로운 듯 불편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웜비어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송환 후 하루 사이 표정에 변화가 감지됐고 평화로워 보였다”며 “고향에 돌아왔다는 것을 직감한 듯 했다”고 덧붙였다.
웜비어는 작년 1월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평양 공항서 체포됐으며,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북한 측은 그가 작년 3월 재판 뒤 식중독 증세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을 보이다 수면제 복용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북한 측의 학대를 주장하고 있다.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은 더 빠르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