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 대학 공대 교수들 성명 발표
"에너지 공론화 국회가 나서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초반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전국 주요 대학의 공대 교수 400여 명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
전국 60개 대학의 공대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는 '책임성 있는 에너지 정책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성명에 참여한 대학은 서울대학교(82명)를 비롯해 부산대학교(58명), KAIST(43명), 조선대학교(32명), UNIST(15명), 경희대학교(16명), 한양대학교(17명), 중앙대학교(13명) 등 60곳이며 퍼듀(Purdue)대, 미시간대(U. Michigan) 등 외국 대학 4곳이 포함됐다.
참여 교수는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성풍현 교수 등 전임교수로만 417명이며 비전임 교수 33명도 참여했다(성명 참여자 명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에서 개최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
이들은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 "합리적인 에너지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국회를 비롯한 국가의 정상적 의사결정체계가 작동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
이어 "이미 2008년에 수립되어 매 5년 마다 보완되는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과 매 2년 마다 수정되는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숙의를 통해 수정하지 않고 대통령의 선언 하나로 탈원전 계획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제왕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논하기 위해서는 응당 탈원전 정책의 당위성을 먼저 논의해야 된다"고 밝혔다.
또한 "숙의되지 않은 탈원전 정책 추진은 향후 민생부담 증가, 전력수급 불안정, 산업경쟁력 약화, 에너지 국부유출, 에너지 안보 위기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값싼 전기를 통해 국민에게 보편적 전력 복지를 제공해 온 원자력 산업을 말살시킬 탈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현장 전경 <사진=뉴스핌 DB> |
이들은 또 "왜곡이 많은 대통령 연설문에서 드러나듯이 에너지 문제에 관해 편견과 부정확한 정보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부 보좌진 의견뿐만 아니라 해당 전문가들의 의견도 경청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등 국가의 정상적 의사결정체계를 작동시켜 충분한 기간 동안 전문가 참여와 합리적인 방식의 공론화를 거쳐 장기 전력 정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 6월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1차 성명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안전 우선 친환경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 공약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속전속결식의 탈원전 정책 추진을 지양하고 전문가의 심도 있는 논의와 공론화를 통해 국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1차 성명서에는 23개 대학 교수 230명이 동참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성명에 두 배 가까운 교수들이 동참한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