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차강판 세계 최초 개발
수요 증가에 포스코 실적도 쑥쑥
[뉴스핌=전민준 기자] 몸무게 180㎏의 수컷 멧돼지가 올라타도 찌그러지지 않는 자동차가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현재는 150㎏까지 견딜 수 있는 자동차만 있습니다. 그러나 빠르면 올해 하반기 이보다 30㎏ 더 나가는 무게에도 끄떡없는 자동차를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바로 포스코 기가스틸을 입고 말이죠.
포스코는 올해 하반기부터 단위면적(㎟)당 180㎏의 하중을 견디는 기가스틸(Giga Steel)을 세계 최초로 양산할 예정입니다. 개발은 거의 완료했고, 납품할 고객사만 찾으면 곧바로 공급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포스코 기가스틸을 적용한 자동차.<사진=포스코> |
그렇다면 기가스틸이란 무엇일까요.
기가스틸이란 ㎟면적당 100㎏ 이상 견딜 수 있는 1 기가파스칼급(GPa) 고강도 자동차강판을 말합니다. 10원짜리 동전 크기(1㎠)로 10t의 무게도 버텨낼 수 있다는 의미죠.
또, 가로 15cm, 세로 10cm의 손바닥 크기의 철에 준중형차 1500대를 올려도 버틸 수 있는 셈입니다.
포스코가 만든 기가스틸은 알루미늄보다 가벼우면서 강해 대다수의 완성차기업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완성차기업들이 갈수록 안전성과 경량화를 중시할 것임을 일찍이 감지하고 고강도 차강판 개발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포스코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더 강하고 잘 구부러지는 철’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냈습니다.
세계 철강사들이 단단하면서 잘 구부러지는 포스코와 같은 기가스틸 개발에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철강을 생산해 상용화에 성공한 철강사는 포스코뿐입니다.
이후 2016년에는 또 다른 기가스틸인 PosM-XF강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하고 상용화를 완료했습니다. 충격 흡수력이 뛰어난 트윕강은 피아트 자동차의 범퍼용으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기가스틸을 적용한 자동차 프레임.<사진=포스코> |
현재 포스코는 PosM-XF강을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프런트필러(차의 앞기둥)용으로, HPF강을 센터필러(차의 중앙기둥)용으로 납품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가스틸을 쓰면 알루미늄보다 아주 얇은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강도가 높은 가벼운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생산된 중형차의 무게는 약 1500~1600㎏으로 차체 중량이 280~300㎏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기가스틸과 같은 고강도강 사용이 확대돼 차체 중량은 약 220㎏까지 줄었습니다.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포스코는 아르셀로미탈, 신일본제철주금 등과 세계 3대 자동차강판 회사로 꼽히고 있습니다. 주요 납품처로는 GM, 포드, 도요타, 혼다, 닛산,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15개 글로벌 자동차회사가 있습니다.
포스코는 연간 900만톤의 차강판을 생산해 세계 자동차강판의 약 10%를 공급 중입니다.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의 뼈대는 포스코가 만드는 셈이죠.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20년 기가스틸과 같은 세계 초고강도강판 수요는 지금보다 2배 이상 많은 3700만톤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포스코 또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생산라인을 계속 확충해 여기에 대응, 우수 철강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입니다.
포스코 기가스틸을 적용한 자동차 프레임.<사진=포스코> |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