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책위 담뱃값 4500원→2500원 인하 당론 추진
당내부에서도 '명분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
정우택 "여론 추이 살필 것"…신중론 제기
[뉴스핌=조세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고소득층·대기업 증세에 맞서 서민 감세란 명분으로 '담뱃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담뱃값 인상을 추진했으면서 정략적인 이유로 인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당내 일부 의원들이 난색을 표하는가 하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아직 당론은 아니라며 조기 수습에 나섰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정우택 원내대표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담뱃세 인하 법안은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안 준비를 맡아 초안을 작성했으며 현재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당론으로 법안 발의를 할지를 놓고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은 개별소비세법과 국민건강증진법, 지방세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 담배가격에 붙은 세금을 2000원 인하하고 2년마다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담뱃값을 인하하겠다는 홍준표 대표의 대선 공약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뿐만 아니라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에서도 날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자신들이 내세운 인상 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한 마디로 코미디며, 정치가 장난이냐는 반응이 나온다”고 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흘러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자유한국당이 말할 입장은 아니다. 민주당이 거론해야 된다"고 말했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애초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세를 올린 것 아니냐"며 "지금 인하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 원내대표는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참고하자"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통해서 정말로 담뱃세 인하를 국민이 원하는지 점검해야 할 필요는 있다"며 “최종적으로 법안 추진을 당론으로 정할 건지, 개별 의원의 법안 제안으로 할 것인지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