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 "금융의 자율주행"
[뉴스핌=김선엽 기자] 카카오뱅크란 메기가 기존 은행산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우리도 뱅킹앱 있어요.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새로울 거 없지 않나요?"라던 말은 쏙 들어갔다. 기존 은행들은 숨죽인 채 카카오뱅크의 질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 역시 "은행 전 영역에 걸쳐 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IT 기반 인공지능 기술이 이런 혁신을 지원할 것이란 게 그의 지론이다. 지난해 2월 씨티그룹을 박차고 나와 인공지능 핀테크 기업을 창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사진=김선엽 기자> |
"은행에 많은 업무 프로세스가 있는데, 각 프로세스별로 확률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AI가 도와준다. 기존에는 엑셀을 가지고 사람이 임의로 했지만, AI의 예측모델은 이를 정교하게 도와준다. 과거에는 이런 모델을 만드는 것이 오래 걸리고 비싸서 저변으로 확대가 어려웠다."
그가 현재 집중하는 영역은 AI를 활용한 은행의 신용대출이다. 현재 은행의 신용대출은 신용평가사에서 보내준 등급과 은행 자체로 평가한 것을 고려해 결정한다. 하지만 전 국민을 10등급으로 나누다보니 섬세한 예측과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 고객별로 세세하게 부도 가능성, 추가 대출 여부, 조기상환 가능성을 면밀히 따지지 못한다.
◆"누가 정말로 우량한 고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죠?"
에이젠글로벌은 고객의 직장, 소득, 부채, 금융권 대출 현황, 연체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누가 정말로 우량한지를 판별한다. 아직 감을 잡지 못하는 기자를 위해 그가 기존의 시중은행에서 이뤄질 수 있는 가상의 대화를 소개했다.
영업부서 : "카카오뱅크에서 신용대출 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늘린대요. 우리도 늘립시다. 금리도 우리보다 낮으니 우리도 낮춥시다."
리스크부서 : "안 돼요. 리스크가 너무 늘어나요."
영업부서 : "고객 다 뺐길 수 있는데 가만히 있나요. 합시다. 정말로 우량한 고객에게만 대출 한도를 늘려주면 되잖아요."
리스크부서 : "누가 정말로 우량한 고객인지 어떻게 알 수 있죠?"
영업부서 : "..."
현재의 10등급 체계로는 누가 정말로 초우량 고객인지 확인이 어렵다. 에이젠글로벌의 AI솔루션을 활용하면 고객별로 세밀하게 파악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2등급이어도 대출상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 대출을 높여줄 수 있다. 또 부도 확률이 50%가 넘는 계층을 따로 뽑아낼 수 있다. 다양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조기상환 가능성, 부도 확률 등을 AI가 도출"
AI가 도출해 낸 정보는 첫 대출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은행의 심사부, 마케팅부, 채권추심부, 교차영업 판매부 등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된다. 각 부서가 자신들의 업무에 필요한 최적의 모델을 제공받는다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이후 은행권이 다시 IT와 혁신을 외치고 있다. 그는 AI가 금융권 변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과거에는 누구한테 추가대출 영업을 할지를 은행원이 엑셀을 돌려 결정했다. 우리의 솔루션은 어떤 고객이 6개월 내 조기상환할 가능성은 얼마인지, 3년 후 부도날 확률은 얼마인지, 채권추심은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지 등을 판단한다. 그렇게 해서 비용 대비 아웃풋(output)이 높게 나오는 고객을 자동으로 도출한다. 에이젠글로벌은 금융업무의 자율주행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