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연평균 증가율 41.2% 큰 폭 오름세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엔젤투자 규모가 12년 만에 2000억원을 돌파했다. 엔젤투자는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창업 초기의 신생 벤처기업들에 개인이 자본을 투자하는 투자형태를 말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2016년 말 기준 엔젤투자 실적이 총 2126억원(개인직접투자 1747억원·개인투자조합 신규투자 379억원)으로, 200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개인투자는 3984명, 1747억 원(소득공제 기준)으로 '벤처 버블'이 꺼지면서 투자가 급감한 2004년 후 투자자 수와 투자규모에서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투자는 2010년 이후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지난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41.2%로 더욱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개인투자 규모는 2000년 5493억원, 2003년 3031억원을 기록한 후 2004년 463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서서히 회복해 2015년 1628억원, 2016년 1747억원으로 확대됐다(아래표 참고).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중기부는 2016년 투자실적에 대한 소득공제 신청이 2019년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했다.
개인 단독 투자보다 투자의 전문성 등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개인투자조합'(개인들이 조합을 설립, 자금을 모아 창업기업에 투자하고 일정 기간 후 수익을 분배하는 제도) 규모도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부터 조합결성이 급증하기 시작해 올해 6월 기준 273개 개인투자조합이 총 1378억 원을 결성했다.
2015년말(89개·446억 원) 대비 조합 수는 206.7%, 결성규모는 209.0% 증가하는 등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결성된 개인투자조합의 투자도 지난해 379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총 867억원을 (누적)투자 중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창업생태계의 활력이 제고되고 엔젤투자 리스크 경감을 위한 지원정책이 실행된 것 등이 엔젤투자 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개인투자에 대한 소득공제 정책이 엔젤투자를 유도했고, 모태펀드가 엔젤투자와 매칭해 사후 투자하는 엔젤투자 매칭펀드도 엔젤투자 확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엔젤투자 매칭펀드는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총 1920억원이 결성돼 총 382개사에 616억원이 투자됐다.
매칭펀드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의 23.9%(381개사 중 91개사)는 벤처캐피탈로부터 총 1478억 원의 후속투자를 받았다.
세부동향을 살펴보면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투자와 소액 투자하는 엔젤투자자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창업 3년 이하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전년 대비 건수 기준 178.0%(819→2277), 금액은 30.4%(499억5500만원→651억6400만원) 증가했다.
1500만원 이하 소액투자자가 급격히 증가해 다수의 투자자가 소액으로 분산해 투자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김주화 중소벤처기업부 투자회수관리과장은 "벤처투자 생태계 전반이 활성화되고 있고, 특히 국민이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는 엔젤투자 및 창업 초기 단계 투자가 확대되는 등 벤처투자의 질적 측면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많은 국민이 엔젤투자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득공제와 엔젤투자 매칭펀드를 확대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기회 확대를 위해 엔젤투자자와 창업 초기기업의 매칭 기회 등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