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DDT 닭·간염 소시지 파동에 불안
친환경·유기농 매장, 농장 직거래 관심 ↑
[뉴스핌=장봄이 기자] "오늘 들어온 계란은 오전에 다 나갔어요."
24일 오후 서울에 한 친환경 브랜드 매장엔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식재료를 사려는 주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손님은 텅 빈 계란 진열대를 보고 "계란이 없느냐"고 물었다. 매장 직원은 "계란이 하루에 열 판만 들어오는데 오전에 이미 품절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이 DDT 닭·간염 소시지 등으로 이어지자 먹거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시중에 판매하는 식재료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것이다. 소비자들은 '현명한 소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친환경 농강에서 판매하고 있는 달걀(참고사진) <사진=뉴시스> |
특히 친환경·유기농 전문 매장을 꼼꼼히 따지고 이용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은 아이 간식부터 우유·곡물·채소 등 다양한 식재료를 구매했다. 매장 직원은 "단골 고객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하기 때문에 익숙한 얼굴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새로 회원 등록을 하는 사람들도 꽤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할인 행사를 자주하고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비싸지 않아 고객들이 더 만족하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이 집 근처에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브랜드를 앞으로 더 찾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예 생산지 직거래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온라인 상에선 직거래 판매나 문의글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직거래는 농장에서 재배한 채소나 과일류 등을 전국 각지에 택배 배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판매자는 직접 농장을 운영하고 재배하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주변 지인들을 통해 직거래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직장 동료에게 소개받아 친환경 제품을 이용한다는 박모씨는 "시중에 판매하는 과일에도 농약이 상당히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아는 사람에게 구매하다 보니 더 신뢰하고 먹을 수 있다. 이번에 먹거리 걱정이 커지는걸 보면서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대형마트의 관련 매출은 급락했다. 또 온라인몰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농가 직거래 운영이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먹거리 파동으로 소비자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 심리나 불안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변화나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