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에게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은 일본 예능프로그램에 비난이 집중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
[뉴스핌=김세혁 기자] "진짜 엄마는 따로 있어."
어린아이에게 충격을 주면서까지 시청자 감동을 챙기려 한 일본 예능프로그램이 지탄을 받고 있다.
문제의 방송은 26일 오후 전파를 탄 일본TV 인기 예능 '24시간 테레비~사랑은 지구를 구해'. 구체적으로는 인기 그룹 아라시 멤버 사쿠라이 쇼가 '고백'을 주제로 일본 각지를 도는 '다트여행' 코너였다.
이날 여행 장소는 카나가와현 효고시. 이곳에 사는 주부 고다 유키에씨와 아들 토와(5) 군이 주인공이었다. 제작진은 고다 씨가 실은 토와 군의 친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접했고, 이를 아들에게 고백하는 상황극을 연출했다. 토와는 부모 사정으로 보육시설에 맡겨질 참이었으나, 고다 씨가 나서서 지금껏 키운 아이다.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며 아들 손을 잡은 고다 씨. 아이 눈을 바라보며 "사실 토와의 엄마는 내가 아냐"라고 털어놨다. 고다 씨가 "무슨 의미인지 알겠니?"라고 묻자 토와 군은 "모르겠어"라고 답했다.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고다 씨는 "토와가 훨씬 작을 때 친엄마랑 약속했어. 내가 키우고 싶다고. 그러니까 난 진짜 엄마가 아냐"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알았어"라고 답했다. 방송은 아이가 엄마의 고백을 받아들이고, 손을 맞잡는 훈훈한 상황에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방송 직후 제작진에 항의가 쏟아졌다. 아이가 큰 뒤 부부가 이야기하면 될 일을 뭐하러 방송에 내보내냐는 것. 시청률에 눈이 멀어 감동을 쥐어짠다는 원색적인 비판도 줄을 이었다. 한 시청자는 "친자가 아니란 사실을 굳이 다섯 살 아이에게, 그것도 방송에서 알려주는 저의가 뭐냐"고 비난했다. 이어 "사람들 감동 받으라고 아이 인생에 큰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혀를 찼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