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이웃사람’(2012)과 ‘더 파이브’(2013) 찍고 나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왜 나는 이런 캐릭터를 자꾸 맡을까?’ 그냥 은연중에 제가 좋아하는 롤인가 봐요. 나쁜 사람 혼내주고 부당하게 당하는 사람 도와주고…”
배우 마동석(46)이 정의의 사도(?)가 돼 추석 극장가를 찾았다. 3일 개봉한 신작 ‘범죄도시’를 통해서다. 지난 2004년 서울 가리봉동 신차이나타운에서 일어난 실화를 재구성한 이 영화는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과 그들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동석의 오랜 친구인 강윤석 감독이 17년 만에 선보인 데뷔작으로 마동석이 함께 기획 및 제작 단계에 참여했다.
“몇몇 배우들하고 술 한잔하면서 이 이야기가 나왔죠. 그때 강 감독도 있었고요. 왠지 강 감독이 잘 찍을듯하더라고요. 전에 준비하던 영화들이 ‘범죄도시’처럼 리얼한 작품들이었거든요. 무엇보다 저랑 뜻도 잘 맞았죠. 특히 캐릭터의 전사 등 자질한 이야기를 어디까지 표현하느냐 하는 지점에서요. 전 어느 정도 힌트만 주고 달려나가고 싶었는데 그 지점이 저와 정확히 일치했죠. 십여 년 된 친구인데 제 생각보다 영화를 너무 잘 만들어서 놀랐어요(웃음).”
마동석이 이번 영화를 기획, 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평소 리얼한 형사 액션 장르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겠지만, 마동석은 어린 시절부터 경찰을 꿈꿨다. 미국에서 지낼 당시 경찰 시험에 응시한 경험도 있다.
“막연한 꿈이기도 했고 과거 집에 강도가 든 이후부터 범죄가 일어나면 안된다는 마음이 있었죠. 그리고 그게 형사 영화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진 거고요. 물론 전에도 형사 역을 해봤지만, 롤을 잠깐 보여주는 데서 그쳤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동시에 형사 중에서도 일 잘하고 인간적인 사람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제가 연기한 마석구처럼요. 관객들이 보면서 이런 경찰도 많다는 걸, 형사들이 이런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됐으면 했어요.”
이번 마석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또 하나 신경을 쓴 건 액션이다. 장르 특성상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진짜’ 형사들이 쓰는 리얼한 액션을 담고 싶었다.
“처음엔 형사 호신술에 제가 잘하는 복싱을 섞으려고 했어요. 근데 아무리 봐도 복싱 타이밍이 안나와서 하나 빼고 다 빠졌죠. 그래서 대부분 진짜 형사들이 하는 액션이에요. 형사들은 사람을 K.O시키는 운동을 하지 않죠. 어떻게든 안다치고 제압하려고 해요. 제가 이 영화를 ‘히어로물’로 칭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히어로물 주인공은 사람을 때리면 3M씩 날아가야 하지만(웃음),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다른 액션, 운동과는 확실히 달라요.”
마동석은 ‘범죄도시’ 이후로도 당분간 스크린에서 맹활약할 예정이다. 우선 내달 2일 ‘부라더’가 개봉하고, 12월20일에는 ‘신과 함께’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원더풀 라이프’ ‘곰탱이’ ‘챔피언’ 등 다수의 작품이 개봉 일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찍는 건 지금 세 편째죠. 아무래도 작년에 찍은 작품들이 줄줄이 개봉하고, 또 앞두고 있어서 더 다작 배우처럼 느껴지시나 봐요. 저를 찾는 이유요? 그냥 열심히 하니까? 근데 당연히 열심히는 해야죠. 열심히 연구하고 촬영하고 찾아내고. 진짜 모르겠어요. 그냥 감사해요. 예전에는 행인3 같은 단역만 했잖아요. 그때는 ‘시나리오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오는 거야?’ 그랬는데(웃음) 지금은 이렇게 시나리오를 많이 주시니까 감사할 따름이죠.”
마지막으로 그에게 바쁜 스케줄에도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이유를 물었다. 배우 마동석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글쎄요. 제 생각에는 그냥 일 중독인 듯해요(웃음). 촬영 끝나고 한두 달 정도 쉰 적이 있는데 그때도 결국 일하고 있더라고요. 요즘에는 또 작품 기획도 꾸준히 하고 있어서 정신이 없어요. 기획도 재밌어요. 전체적인 흐름을 읽는 걸 알게 돼서 연기할 때 캐릭터 구축에도 도움이 되죠. 그러니까 촬영 쉬는 날 운동 안하면 이러고 있는 거죠. 하하. 전 그냥 일하면서 에너지를 채우는 스타일인가 봐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주)키위미디어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