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장경제지위 인정 여부 회담 이후로 연기
중국 '미국의 다발적 반덤핑 조사 부당' 맞서
[뉴스핌=황세원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역사적 만남이 11월 초(8~10일)로 확정된 가운데, 중국 현지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지 전문가는 "미국은 협상 주도권 확보를 위해 시장경제지위 인정 여부를 회담 뒤인 11월말로 연기했다"며 "중국은 적절한 타협점 모색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달 8일 미중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현지 전문가를 중심으로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 해소를 회담의 핵심 의제로 들고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은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국제경제연구원 쌍바이촨(桑百川)원장과의 인터뷰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 기업의 미국 인프라 설비 투자 확대를 장려하는 한편, 미중 무역 불균형 해소, 위안화 환율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려 할 것”이라며 “특히 무역·통상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쌍 원장은 “최근 미국이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 반덤핑 조사 예비 결정과 중국의 시장경제지위 인정 여부 판단을 정상회담 이후인 11월 말로 연기한 것도 협상 여지를 남기기 위한 의도”라며 “미국이 무역·통상 관련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해 면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알루미늄 포일에 대한 반덤핑 조사의 예비 판정 발표를 11월 30일로 미뤘으며, 중국의 비시장경제(NME) 지위가 합당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11월말까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시장경제지위 획득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경제지위 판단 여부는 미국의 주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현지 전문가 주장이다.
현재 비시장경제지위(NME) 국가로 분류돼 있는 중국은 반덤핑 조사 등에 있어 자국이 부여한 원가 대신 미국 등 대체국 가격을 적용 받는다. 이에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체결한 협정 15조(반덤핑 조사 등과 관련 대체국 가격 적용)가 작년 12월 11일부로 만료됐다며 미국에 규칙 준수를 촉구한 바 있다.
중국은 대체국 가격 적용 이슈와 관련해서 상당히 예민한 모습을 보여왔다. 최근 유럽연합(EU)이 ‘대체국 가격’ 대신 ‘시장왜곡(market distortion)’을 도입하기로 합의했을 때도 중국 주요 관영 언론은 일제히 반발했다.
당시 신화통신은 “’시장왜곡’은 기존 제재 방식인 ‘대체국 가격’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다”며 “중국 기업에 대한 반덤핑 조사 활용 방식인 ‘대체국 가격’ 적용 시한이 끝나자, EU가 변칙적인 방법으로 중국 기업을 압박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상무부 연구원 훠젠궈(霍建國) 연구원장은 중궈징잉바오(中國經營報, 중국경영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반덤핑 조사 등을 진행하며 얻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개별적 산업에 대한 과세가 아닌, 중국의 경제 체제 자체에 대한 부정”이라며 “미국은 다발적 반덤핑 조사를 진행, 중국을 비시장경제지위 국가로 분류하는 정당성 확보를 위한 근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쌍바이촨 중국국제경제연구원 원장은 “중미간 협상 의제는 무역·통상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며 “양국은 분야별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내줄 것은 내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자국에 유리한 협상을 만들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쌍 연구원은 “중미간 협력 강화의 중요성은 양국 지도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중국은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면서 자국의 이익 최대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