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 본드 펀드 매니저들 주식 비중 확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정크본드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포트폴리오의 주식 비중을 대폭 늘린 것. 이 같은 전략을 취한 펀드가 업계 수익률 상위권에 포진, 채권 자금의 주식시장 이동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9일(현지시각)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해 하이일드본드 펀드 가운데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것은 피델리티 캐피탈 앤 인컴 펀드인 것으로 파악됐다.
눈에 띄는 것은 이 펀드의 주식 비중이 20%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연초 이후 펀드가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것은 주식 매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수익률 3위를 차지한 루미스 세이레스 하이인컴 펀드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7.5%의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주식 비중을 연일 확대하고 있다.
경쟁 펀드 99%를 앞지르며 수익률 2위에 오른 DDJ 오퍼튜니티스틱 하이일드 펀드는 주식이 아니라 고위험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전략을 취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펀드의 포트폴리오에는 CCC 및 이보다 낮은 등급의 회사채 비중이 6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크본드 펀드매니저들의 움직임은 채권시장에 작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는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했다.
고위험 신용 상품에 전문성을 지닌 투자자조차 채권시장에 적극 베팅할 만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S&P500 지수가 올들어 47차례에 걸쳐 최고치 기록을 세우는 등 뉴욕증시가 파죽지세로 오르고 있지만 정크본드 시장은 이보다 강한 랠리를 펼쳤다.
S&P500 지수 대비 정크본드 수익률 프리미엄이 지난해 초 4%포인트에서 최근 2% 이내로 좁혀진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S&P500 지수의 12개월 이익 전망치 기준 밸류에이션이 18배에 달했지만 채권 펀드매니저들은 조정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 의미로 해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의 이달 현금 비중은 4.7%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5.6%에서 상당폭 떨어졌다.
주가가 급락하지 않을 경우 펀드매니저들은 투자자들의 수익률 압박에 시달릴 여지가 높다. 보유한 현금을 축소하며 주식을 적극 매입하는 것이나 정크본드 포트폴리오를 주식으로 채우는 것은 고수익률 추구라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는 주식과 정크본드의 수익률 격차가 앞으로 점차 좁혀지며 고위험 채권의 매도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