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말 기준금리 1.75%에 시장 의견 모여
올해 말 기준금리 1.25% vs 1.50%...반반으로 나뉘는 시장
[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의 때이른 금리인상 소수의견 출회에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체로 2018년 말 기준금리 수준은 1.75%에 이를 것이라고 보면서도, 올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현 수준인 1.25%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과 한 차례 인상이 반영된 1.50%가 될 것이라는 분석으로 나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다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인상 소수의견이 제기됐다. 때문에 국고채 금리는 전 만기 구간에서 전일 종가 대비 0.8~7.1bp 오르는 등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채권시장을 비롯해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이번 소수의견 출회는 비교적 이른 감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번 소수의견은 내부 예상보다도 (시기가) 빨랐다"고 말했다.
직전 금통위인 8월 본회의 때 사실상 소수의견을 제시했던 위원 3인이 '향후 언젠가'를 전제로 인상의 필요성을 말했던 터라, 그 중 한 표가 이번 10월에 행사될지를 예상치 못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금통위 본회의를 마무리할 때 한은은 소수의견을 제시한 위원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인지를 재차 묻는다. 시장의 혼선을 줄이고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다. 따라서 소수의견을 제시한 이일형 금통위원은 금리인상 의지가 확고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채권시장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8월 사실상 소수의견을 피력한 나머지 위원들이 11월 본회의 때 실제 표를 행사할지, 혹은 이번 소수의견이 한은 금통위 전체의 의견이 반영된 '시그널'인지를 분석하면서 연중 인상 가능성 여부를 셈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여건 개선과 금융완화의 여건 성숙 등 총재의 발언이 매파적이었던 것으로 보아 11월에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대내외 여건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아주 완만한 경로로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내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한다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수준은 1.75%로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효과가 0.4%p 경제성장률을 하락시켰음에도 성장률 전망치가 3.0%인 점은 올해 경기여건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내년 초보다는 (성장에 대한)명분이 있을 때 금리인상을 하는 게 한은 입장에서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기준금리를 올리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내수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긴 어렵고, 가계부채가 안정된다면 굳이 서둘러 인상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가계부채 대책 효과를 살펴본 후 시차를 두고 내년 1월 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총 두 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며 "오는 26일 발표될 부동산 대책의 효과를 살핀 후 12월 연준의 금리인상까지 확인하고 나서 국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채권시장은 한 차례 이상의 금리인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요한 것은 인상 횟수보다는 ‘속도’라는 의견도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11월 혹은 내년 1월 인상은 이미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인상 시기가 될 것"이라며 "신임 총재 취임 이후 5월과 7월 중 두 번째 인상을 예상하며, 4분기 세 번째 인상은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올 연말께 시장금리 예상 범위에 대해선 가늠하기 힘들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입을 모은다. 소수의견을 반영한 어제와 오늘 오버슈팅이 진정되고 난 후에야 연말께 금리수준을 전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연말 기준 3년만기 국고채 금리 2.0%, 10년만기물 금리 2.5%가 시장의 중론이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올 연말 3년물은 2.1%, 10년물은 2.5%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3년물의 경우 인상을 선 반영했기 때문에 크게 오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고 장기물은 국채발행 규모가 크지 않고 수급상 우호적인 여건 덕에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