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 천당에서 지옥 급전직하
한때 인터넷 동영상 최고기업, 확장경영이 화근
[뉴스핌=백진규 기자]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중국 러스왕(樂視網, 300104.SZ)이 심각한 자금난에 이어 설상가상 IPO 회계조작설에 휘말리면서 경영앞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거래중지 상태인 러스왕의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가 폭락하면서 상장폐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중국 신화망(新華網) 등 주요 매체들은 지난 2010년 러스왕의 IPO를 담당했던 증감회 직원이 뇌물수수등 혐의로 법원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상하이의 한 법률사무소는 “최근까지 드러난 자료에 따르면 러스왕의 IPO에 회계조작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담당 회계사무소와 러스왕 내부 관계자가 조직적으로 회계조작에 가담했는지 밝혀야 하며, 사실이 드러날 경우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주요 펀드사들 역시 최근 러스왕 주가 전망을 7.3~7.8위안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거래정지 주가(15.3위안) 대비 50% 가까이 가격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러스왕의 거래가 재개되지 않고 곧바로 상폐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부터 증감회 관리규정이 강화되면서 회계조작에 따른 강제상장폐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거래정지가 풀리더라도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기존 전망치(7위안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며 “러스왕 주식을 상장폐지 전에 처분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고 밝혔다.
러스왕의 올해 3분기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비 63.7% 하락한 60억9500만위안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6억5200만위안으로 올해 상반기보다 10억위안 가까이 늘어났다.
러스왕은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인터넷 IT 동영상 서비스기업이다. 2010년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해 나갔다. 자웨팅(賈躍亭) 설립자는 ▲문화콘텐츠 ▲IT ▲부동산 ▲금융을 아우르는 ‘러스생태계’ 를 표방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투자자들은 당장의 실적보다도 성장 기대감에 배팅했고, 러스왕 주가는 빠르게 치솟았다. 자웨팅 설립자는 지속적인 투자금을 유치해 미국에 전기차회사 페러데이퓨처(FF)를 세웠고, 포브스 추산 중국 부자 17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문어발식 사업확장은 심각한 자금난을 초래했다. 2016년 러스왕이 경영난에 빠지자 자웨팅 설립자의 장강상학원 동문들이 6억달러의 자금을 마련해 러스왕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다시 쑨훙빈(孫宏斌) 룽촹중국(融創中國) 회장이 올해 1월 러스왕의 백기사로 나서서 회사를 인수했으나 거래정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4월 14일 상장폐지 전 러스왕 1년 주가 추이. 1년간 주가는 42.9% 하락했다. <캡쳐=텐센트증권> |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