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 6代 플렉서블 OLED 양산 시작
주가 1년새 2배 급등, 중국 증시 핫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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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성현 기자]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업계와 양자 경쟁구도를 형성해가고 있다. 2016년 중국은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글로벌 2대 디스플레이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그 중에서도 BOE(京東方 징둥팡)는 과감한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굴기를 이끌고 있다.
10월 26일, BOE는 중국 최초로 6세대 플렉서블 OLED 양산(대량생산) 개시를 선언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중소형 OLED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점유율 1위의 한국 삼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세계시장에 이름을 떨치며 맹활약하는 ‘중국 디스플레이 리딩기업’ BOE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BOE 로고(좌), BOE 플랙서블 OLED <사진=바이두> |
**용어설명
-LCD (Liquid Crystal Display) : 일명 ‘액정 디스플레이’로 화면이 30인치 이상으로 커져도 10cm 이내로 제품 두께를 줄일 수 있어 평판 TV등 전자제품 소형화에 기여했다.
-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 LCD보다 두께, 화질, 시야각 면에서 뛰어나다. 초창기 OLED는 수동형(PMOLED)과 능동형(AMOLED)으로 구분했지만, 이제 PMOLED 기술은 거의 쓰이지 않는 추세로, 현재 AMOLED는 OLED의 동의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 기술혁신 선도, 주가 실적 고공 행진
2017년 10월 26일, BOE(징둥팡 京東方)는 청두(成都) 6세대 OLED 라인의 양산(대량생산)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신설 라인에서 생산하는 패널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플렉서블(휘어지는) OLED다. BOE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OPPO), 비보(Vivo) 등 10여개 스마트폰 브랜드에 6세대 OLED 패널을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두 6세대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세계 2번째로 6세대 플렉서블 OLED를 양산하는 업체가 됐다. 이 소식에 중국 매체들은 앞으로 중국업체들의 삼성 OLED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플렉서블 OLED시장은 삼성이 약 90%의 점유율로 세계 시장을 지배해왔다. 이 독과점 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BOE는 지난 2015년 6세대 OLED 양산을 목적으로 약 465억위안(약 7조8000억원)을 투입했다. 그 첫번째 성과가 바로 청두 공장이다.
이와 관련해 BOE 장위(張宇) 부총재는 “앞으로 글로벌 OLED 시장은 한국의 독점 구조에서 한국-중국의 양강구도로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OLED 산업연맹 겅이(耿怡) 부사무총장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는 총 7개의 6세대 OLED 생산라인이 건설 중이며 2018년을 전후로 출하를 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중 한 곳이 BOE 청두 공장이고, BOE의 2번째 6세대 OLED 라인인 몐양(綿陽) 공장은 오는 2019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BOE 생산라인 현황 <출처=BOE홈페이지 및 중국매체종합> <그래픽=뉴스핌 홍종현기자> |
BOE의 기술혁신 성과는 그대로 실적에 반영됐다. 2017년 한해 BOE는 분기마다 황금빛 성적표를 받아 들며 쾌속 성장가도를 달렸다. 올해 1분기~3분기 총매출은 2016년 같은 기간 대비 50% 이상 늘어난 694억위안(약 1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64억8000만위안(약 1조900억원)으로, 동기 대비 45배 넘게 수직 상승했다.
실적 호재에 BOE 주가(京東方A 000725.SZ) 그래프 역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월 주당 2.84위안이던 주가는 11월 6일 현재 6.54위안으로 2배 넘게 올랐다.
업계에서는 “BOE가 지난 2005년 이후 생산라인 증설에 투자했던 결과물을 이제 회수하기 시작함에 따라 본격 성장기를 맞이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향후 2~3년간 BOE의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은 최소 3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BOE(京東方A) 최근 1년 주가 추이 <캡쳐=텅쉰차이징(騰訊財經)> |
◆ 중국 대표 브랜드, 글로벌 점유율 다크호스
BOE는 1993년 4월 베이징에서 탄생했다. 지금의 BOE라는 이름은 설립 당시 사명 ‘베이징둥팡전자(北京東方電子)’에서 비롯됐다. △디스플레이 △스마트 시스템 △헬스케어 서비스가 3대 사업 분야이며, 이 가운데 디스플레이 부문이 BOE를 대표하는 주력사업이다.
지난 20여년간 BOE는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을 통해 중국 디스플레이 리딩기업으로 성장했다. 보조금 정책과 같은 중국 정부의 지원도 도움이 됐다. 지난 2005년만해도 BOE의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글로벌 9위에 그쳤지만, 10년 뒤인 2015년에는 세계 4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IHS 집계에 따르면, 현재 BOE는 글로벌 최대 LCD 공급업체로 중소형 LCD 부문에서는 이미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아직까지 TV용 LCD패널의 출하량은 LG디스플레이가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BOE가 그 뒤를 추격하며 격차를 계속해서 좁혀나가는 중이다.
BOE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 받는 OLED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가 각각 중소형과 대형 OLED 부문 글로벌 1위를 점유한 상황에서, 이 판도를 바꾸기 위한 BOE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10월 26일) 청두 6세대 OLED공장 양산 돌입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BOE는 이로써 삼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중소형 플렉서블 OLED 양산의 장벽을 허물었다.
2016년 11월에는 ‘제18회 하이테크 페어’에서 가전업체 스카이워스(创维)와 손잡고 만든 OLED TV를 발표했다. OLED TV에 중국산 OLED패널을 탑재한 첫 번째 사례였다. 이런 추세라면 BOE가 오는 2019년 글로벌 최대 OLED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OLED는 LCD에 비해 생산공정이 까다롭고 기술 난도가 높아 단기간 내 삼성과 LG의 기술력과 제품 품질을 따라잡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AVC(奧維雲網) 쑹위(宋宇) 분석가는 “중국과 한국의 OLED 기술력은 아직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며, “중국 업체들은 생산능력과 수율(yield 양품률) 제고와 함께 업스트림(up-stream) 핵심 설비 확보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중국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 제일재경)에 밝혔다.
이와 관련, BOE는 기술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7년 상반기 연구개발에만 31억6900만위안(약 53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63% 늘어난 수치다.
한편, BOE는 수많은 특허를 보유한 ‘특허 부자’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한 해 BOE가 새로 신청한 특허는 7570건에 달하며, 이 중 발명특허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같은 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발표 특허 신청 순위에서는 글로벌 8위에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