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 등 주유소 25곳서 ℓ당 2000원 넘어
휘발유값, 공급 가격‧임대료 등 고려해 자율 책정
[뉴스핌=유수진 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석달넘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에 리터(ℓ)당 2000원을 넘는 주유소도 속속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보통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대인 주유소는 전국에 총 25곳이다. ▲강남구 6곳 ▲용산구 6곳 ▲중구 6곳 ▲종로구 3곳 등 서울 지역에 24곳이 몰려있으며, 나머지 하나는 제주 제주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휘발유가가 1514.93원/ℓ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주유소들은 평균보다 ℓ당 500원 가량 비싼 가격에 휘발유를 팔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주유소별로 휘발유 가격의 차이나 나는 것은 왜일까?
8월부터 11주 연속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며 전국 평균 리터당 1,504.93원을 기록하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광진구 인근의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548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휘발유 가격이 주유소마다 천차만별인 이유는 지난 1997년 시작된 기름값 자율화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기름값을 낮추기 위해 유류가격 자율화를 실시했다. 이후 국내 휘발유 값은 큰 틀에서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긴 하지만 주유소별로 차이를 둘 수 있게 됐다. 주유소 사장이 공급 가격과 임대료, 경쟁사 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다.
주유소들은 정유사로부터 각각 다른 가격에 유류를 공급받는다. 공급 가격은 주유소의 판매량이나 지리적 위치 등을 고려해 책정된다. 여기에 주유소 사장이 임대료나 주변 주유소 시세, 직원 급여, 서비스 등을 더해 판매 가격을 정한다. 사장의 영업 전략에 따라 최종 가격이 결정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는 제품을 판매하는 업종이라기보단 마진을 남기는 업종"이라며 "공급 가격에서 일정 부분 마진을 남기고 가격을 책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가 외에도 지역에 따른 임대료나 주유소 사장의 영업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된다"며 "기름값이 비싼 대신에 주유시 세차를 서비스하는 주유소가 있는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23일 ℓ당 1437.58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105일 넘게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하락세를 타며 지난 3월 말 ℓ당 1500원선이 무너졌다가 6개월만인 10월 초 다시 1500원대를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벌어진 왕가 숙청으로 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2년 5개월만에 최고점을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 한동안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유수진 기자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