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보쉬 등 제품군 다양화·국내 투자 등 보폭 확대
[뉴스핌=최유리 기자] 2000만원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400만원대 식기세척기...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넘나드는 유럽 고급 가전 제품들이
1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뱅앤올룹슨, 밀레, 보쉬 등 유럽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프리미엄 시장 문을 두드리는 사이 유럽 브랜드들이 역공에 나선 모습이다.
덴마크 오디오 브랜드로 잘 알려진 뱅앤올룹슨은 자사 첫 OLED TV를 국내에 출시했다. 가격은 55인치가 1790만원, 65인치가 2390만원이다. 같은 크기의 LG전자 제품이 200만~6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뱅앤올룹슨 OLED TV ‘베오비전 이클립스’ <사진=뱅앤올룹슨> |
LG전자의 OLED TV에 뱅앤올룹슨의 사운드 기술을 입혀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LG전자의 OLED 패널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것은 기본, TV의 사운드 센터, 6개의 스피커 드라이버, 각 드라이버를 보조하는 6개의 앰프로 풍성한 소리를 더했다.
독일 가전 브랜드 밀레는 지난 12일 식기세척기 7종을 선보였다. 가격은 228만~438만원으로 100만~200만원대인 국내 프리미엄 제품에 비해 비싸다.
특징은 6.5리터의 적은 물로 최대 14인분 식기를 58분 만에 세척하는 '퀵파워워시' 기능이다. 식기 양을 자동으로 감지해 물과 전기소모량을 조절하는 '식기량 감지', 식기 및 음식 침전물 양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는 '오토센서세척' 기능도 갖췄다.
밀레 식기세척기 'G6000 에코플렉스' <사진=밀레> |
자동차 부품업체로 알려진 독일 보쉬도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빌트인 냉장고를 출시한 것에 이어 내년 상반기 세탁기 3모델, 건조기 3모델, 식기세척기 6모델, 스탠딩 냉장고 2모델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럽 가전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넘보는 이유는 고가여도 잘 팔리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품질과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라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웬디 웡 뱅앤올룹슨 아시아 지사장은 "한국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한국에서 운영 중인 7개 매장 중 3개가 전 세계 매출 상위권에 속하고 연간 성장률이 30%에 달하는 등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스위스 다리미 전문업체 로라스타도 국내에서 고무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8월 말 최고 449만원의 프리미엄 다리미를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누적판매가 600대를 넘어섰다. 살균 효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내년 판매 목표는 3000대로 잡았다.
국내 수입 유통사인 얼티메이트드림의 김성수 대표는 "까다로운 의류 소재들을 자주 세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류 관리 가전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져 판매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 업체와 손을 잡고 투자에 나서는 등 보폭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로봇 기업 유진로봇과 합작사를 설립한 밀레가 대표적이다. 밀레는 최근 5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유진로봇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합작사 '시만'을 세웠다.
합작사 설립으로 양사는 밀레의 기존 제품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할 계획이다. 또 유진로봇이 개발 중인 서비스 로봇의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유럽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아직 애프터서비스(AS)나 유통망 확대가 과제로 꼽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도 하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