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신라젠·SK바이오팜 등 임상 3상만 50여개
복지부, 2023년까지 해외 허가 국산신약 23개 관측
[뉴스핌=박미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신약들이 해외 임상에서 꾸준한 진척을 보이면서다.
20일 보건복지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40여개 제약·바이오사가 해외에서 50여개 신약(비공개 요청 기업은 제외)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 임상은 일반인에 안전성을 시험하는 1상, 환자에 약효 유효성을 검사하는 2상, 대규모 환자에 약효와 부작용을 장기적으로 평가하는 3상으로 나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시판 허가 전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있는 신약들다.
한미약품의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이달 초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이는 한미약품이 2015년 사노피에 기술 수출한 지속형 당뇨신약 3개 중 하나로,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개발 중인 치료제다. 전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353억8300만달러(한화 39조원)에서 내년 376억5000만달러(한화 4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미약품이 2012년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내년 1분기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나온다. 롤론티스는 1일 1회 투여하는 '뉴포젠'의 지속 효과를 늘린 바이오베터다. 현재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세계 시장규모는 6조원대로 알려졌다. 이 외 한미약품은 폐암 표적치료제 '올리타', 유방암 치료제 '오락솔' 등이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신라젠은 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펙사벡은 암세포만 감염시키도록 유전자 조작된 우두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항암 신약이다. 간암을 비롯해 신장암·대장암·유방암 등 7개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간암 치료제는 2020년 허가가 목표다. 신라젠은 펙사벡 시판 후 1조원 규모인 간암치료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서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YKP3089)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기면증 치료제 'SKL-N05'는 최근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이중 SK바이오팜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가장 기대감이 높은 세노바메이트는 올해 임상 3상을 마치고 내년 상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일본 기술수출 취소 위기를 알린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는 내년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의약품 품질 검사를 마치는 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 임상 3상 개시를 위한 임상의약품 사용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가 엘러간에 기술 수출한 세계 최초 액상형 보톡스 '이노톡스'는 내년 중 미국 임상 3상이 개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본래 엘러간은 올해 이노톡스 임상 3상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임상의약품을 공급하는 메디톡스 공장에 대한 검증이 길어지면서 임상 개시도 지연됐다.
제넥신이 개발한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와 제3세대 빈혈 치료제 'GX-E2', 동아에스티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 등도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국내 성과에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 달리 기술 이전, R&D네트워크 협력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외 무대에 진출하면서 가시화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해 정부의 제약·바이오 지원 사업 등이 더해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더욱 활기를 띄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해 3건이던 해외 허가 국산신약을 2023년 23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워뒀다. 지난해 해외 허가를 받은 국산신약 3개는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옥시졸리디논 계열 항생제), SK케미칼의 앱스틸라(혈우병 치료제), LG생명과학의 팩티브(퀴놀론계 항생제)다.
자료=보건복지부 |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