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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알 수 없는 '비트코인의 미래'...‘기축통화 vs 투기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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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법정통화로 진화는 어렵다'
BIS "각국 중앙은행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대응 적극 검토해야"

[뉴스핌=이영기 기자] "비트코인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민간에서 자생하는 사적인 화폐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도 지지하지도 않는다. 다만 가상화폐의 발행이나 돈 세탁 등과 관련한 위험요소는 지켜보고 있다." "디지털 화폐를 연준이 발행해야 하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이 지난 6월 초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한 발언이다. 우선 가상화폐의 대표 격인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고 리스크 측면을 보면서 법규 위반이 있으면 그냥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것. 당시 연준 이사로서 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언급한 것이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에 대해 애매하기도 하고 단호하기도 한 이 말.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가물가물 알 수 없는 '가상화폐의 미래'다.

◆ 가상화폐 미래? 찬반 의견 팽팽

<자료=코인데스크>

연준과는 달리 민간 부문의 명사들은 자기 생각을 보다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그런데 긍정과 부정이 극명하게 갈려 더욱 헷갈린다. 세계의 금융중심지 미국에서는 어떤가?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의 아비게일 존슨 최고경영자(CEO)는 5월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록 비트코인 정보업체인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였지만, 그는 "나는 비트코인과, 그것이 가져올 미래를 좋아한다"면서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식대 결제를 비트코인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연금과 저축 등 전통적 금융상품에 강점을 가진 피델리티의 CEO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도 비트코인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힘을 보탰다. 그는 당시 500%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는 비트코인에 대해 "비트코인이 사이버 금에 그친다 해도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면서 "비트코인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1만2000달러 선에 와 있다.
반면 비트코인은 언젠가 붕괴하는 사기극이라는 정반대 의견도 많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 체이스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9월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비판해 비트코인 시세가 고꾸라지는 파문이 일기도 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거품이 터지기 전에 2만달러까지 급등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버블보다도 더 나쁜 상황으로서 결말이 좋지 않고 또 누군가는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큰손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 알왈리드 빈 탈랄도 보폭을 맞췄다. 그는 "비트코인은 언젠가는 붕괴할 것이고 엔론 사태를 닮아간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이 어떤 국가의 중앙은행 감독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전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17세기 거품이 꺼져 큰 파문을 일으켰던 네덜란드 튤립처럼, 미국 에너지 회사 엔론은 지난 2001년 말 대형 분식회계가 발각돼 몰락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업체다.

◆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발권 독점에 대한 민간 부문의 도전

이렇게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시장에서는 가상화폐의 거래가 활발하고 새로운 가상화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약세로 새로운 안전자산, 즉 금과 같은 가치저장 수단의 기능을 맡아줄 매개체에 대한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오만한 기성 화폐에 대한 도전으로 본다. 사실 길게 보면 300년, 짧게 보면 100년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발권력을 독점해왔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그 권력이 도전받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저자가 암호화 기술을 다루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올렸다. 개인과 개인이 은행과 같은 중개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송금·결제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는 이듬해 직접 그 기술을 구현해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만들었다.
때마침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 연준은 달러화를 무차별로 뿌렸다. 한마디로 헬리콥터 머니였다. 그 결과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고 신뢰도도 추락했다. 비트코인은 애당초 총 발행량이 제한돼 있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차단했기 때문에 안전자산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은 비트코인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블록체인 기술이 방대하게 얽힌 네트워크 공간에서 거래와 보유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낸 것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우후죽순 쏟아지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올해 초 이후 금값 부진도 마찬가지다. 리스크와 불확실성 헤지를 위해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대신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사들인 결과였다. 지난 9월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주최한 행사에서 “비트코인이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 가상화폐의 약점...'법정통화로 진화는 어렵다'

이런 가상화폐 열풍에 찬물을 끼얹듯이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금이 비트코인보다 낫다"고 했다. 내구성이나 고유 가치를 따졌을 때 비트코인은 아니라는 것. 해킹이나 규제, 위기 발생 시 커지는 네트워크나 인프라 위험에 취약하다는 점, 금은 공급이 제한돼 있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대안을 만들기 쉬워 공급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거론됐다.
“17세기 튤립 투기와 뭐가 다른가.” 미국의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광풍에 대해 21세기 튤립 투기 열기로 비유하면서 정부에 의해 통제받지 않는 가상화폐는 주식처럼 밸류에이션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1600년대 값을 따지지 않고 사들이겠다는 당시 암스테르담 찻집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고 환기했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독일과 일본도 비트코인의 사용이 활성화돼 있다. 독일은 비트코인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용해 일종의 금융상품으로 인정했다. '비트코인 수도(Bitcoin capital)'로 불릴 정도다. 일본도 비트코인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도쿄 롯폰기 거리에는 비트코인을 엔화로 바꿀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있다.
하지만 이는 가상화폐 거래에 부가세를 부과하겠다는 우리나라의 입장이나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상품을 도입하는 미국과 다르지 않다. 모두 가상화폐를 일종의 상품이나 백화점 상품권 정도로 인정하는 수준이다. 공식 화폐는 아닌 것이다. 가상화폐를 공식 화폐로 인정하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법정화폐의 주요 기능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법정화폐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공식 인정하는 화폐가 되려면 △가치 척도 △가치저장 수단 △거래·지불 수단 △세계화폐(국제거래수단) 등 모든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중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이나 거래·지불 수단은 될 수 있지만 나머지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변동성은 법정화폐로 인정받는 데 큰 제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BIS "각국 중앙은행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대응 적극 검토해야"

<자료=BIS>

한국은행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주열 한은총재는 지난 20일 "최근 전세계적인 가상통화 열풍을 보면 금융완화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비이성적 과열이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뜩이나 커진 금융불균형이 더욱 쌓이고 위험자산 선호경향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그 이후에 어떤 형태로 조정이 이루어질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는 법정화폐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정도의 가격 폭등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투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에 대해 모든 중앙은행들이 모여서 얘기할 때마다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인정받은 지급수단이 아니고 불법거래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는 국제적으로 법적 성격이나 정의에 대해 일치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지 않고, 높은 가격변동성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거나 불법거래, 자금세탁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한은의 공식 입장.
그런데도 비트코인의 위력은 날로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에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9월 분기 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열풍을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BIS는 스웨덴과 같이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국가에서는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직접 발행할지 여부에 대해서 검토하고, 그 속성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상화폐의 미래는 아직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비트코인 등이 기존 통화당국의 권위에 도전해 '기축통화'의 입지를 굳힐 것인지, 아니면 한때의 광풍으로 '17세기의 튤립'처럼 투기거품으로 전락할 것인지 정말 알 수 없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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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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