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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보다 형량 늘어난 김기춘·조윤선..블랙리스트 주범 인정

기사입력 : 2018년01월23일 14:05

최종수정 : 2018년01월23일 14:05

法 "김기춘, 공무원 사직 강요 추가 인정"‥징역3년→징역4년
조윤선, 1심 깨고 블랙리스트 혐의 '유죄'‥다시 구치소 수감
"박근혜 지원배제 관여한 '공범'" 판단

[뉴스핌=이보람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책 집행에 활용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형량이 항소심서 늘어났다.

1심에서 무죄를 판결을 받았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유죄가 인정돼 다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모 혐의도 인정됐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서울고등법원 제3형사부(조영철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지난해 기소된 김기춘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 결정인 3년 보다 무거운 형량이다.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여한 혐의 외에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1급 공무원 사직 강요 혐의가 2심에서는 유죄로 인정되면서 형량 추가의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1심에서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고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던 조윤선 전 수석에 대해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조 전 수석이 각종 지원배제 업무를 정무수석으로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에서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이에 조 전 수석은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 지난해 7월말 석방된 이후 6개월 만에 구치소로 돌아가게 됐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에 대해 "피고인(조윤선)은 정무수석실 주도로 민간단체보조금 태스크포스(TF)를 진행해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정무수석실에서 지원배제 대상자를 선별하고 명단을 관리해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여한 '공범'이라는 판단도 나왔다.

재판부는 "대통령은 문화예술계가 좌편향 돼 있어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아야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이에 따라 좌파에 대한 지원배제 정책기조가 형성됐다"며 "무엇보다 구체적 실행계획이라고 볼 수 있는 관리방안 문건을 직접 보고받고 특정 단체의 지원배를 직접 언급하거나 지시한 것은 대통령이 포괄적으로 지원배제에 관여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 판결을 내렸다.

또 김소영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실 문화체육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부를 반대하는 활동을 하거나 정부 정책에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개인 또는 단체에 지원 배제하는 불이익을 주는 불법행위를 대통령과 측근 보좌진이 직접 나서서 장기간에 걸쳐 극단적으로 한 경우는 국정 전 분야 통틀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피고인들은 모두 지원 배제 범행에 대한 공모공동정법으로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한편,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전 실장에게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관련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1급 공무원사직관련 직권남용은 무죄로 판단했다. 

또 조 전 수석에 대해서는 국회 위증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가 인정, 집행유예 결정을 내렸다.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선 조 전 수석이 정무수석실 지원배제 정책에 직접 관여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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