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총, 유증 목적 주식 총수 5억→8억주로 확대
박대영 전 사장 "합병 검토안해...상황 좋아질 것"
[뉴스핌=심지혜 기자] ”당면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 기회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 1조1000억원의 유상증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대규모로 추진하게 돼 면목이 없다.“
박대영 이사회 의장(전 사장)은 26일 경기도 성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2년여 만에 유상증자를 재추진하게 된 것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박 의장은 "지난해와 올해 대규모 적자를 전망했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고정비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어 회사채를 미리 상환하고 안정적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말해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유상증자 추진을 위해 발행주식 총 수를 5억주에서 8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 안건에 동의를 구했다.
삼성중공업은 2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사진=심지혜 기자> |
이에 한 주주는 “유상증자가 실패할 경우 그에 따르는 자금 압박이나 금융권의 신규 대출 및 선수금 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 거부 등에 대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은 문제”라면서도 “회사가 우선 살아야 주주도 살 수 있다. 회사를 잘 경영해 달라”며 동의했다.
일부이긴 하지만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도 주총장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유상증자에 반대한 한 주주는 “2016년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지 얼마 안 됐다. 유상증자 원인이 대출 회수금에 있고, 이번 유상증자 금액 또한 여기에 사용된다면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이전에 말했던 것과 실제로 이뤄진 것들이 상당히 불일치해 실망스럽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반대 주주는 “기업 경영을 하는데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 같다. 소수 주주라 반대한다고 대세가 바뀌진 않겠지만 다수 의견에 따르지 않는 주주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무리한 결정 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손실을 보더라도 매각을 할 계획”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를 막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겠느냐는 질의도 나왔다.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2596만4429주(6.66%)다.
이와 관련 박 의장은 "증자를 하면 유증 가격은 약 6500원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주가가 많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검토해 볼 것"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설에 대한 질의에 대해 박 의장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은 없을 것으로 자신한다"며 "대우조선과도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살아 남으려 하는데 덩치를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남준우 신임 사장과 김준철 조선소장(부사장), 정해규 경영지원실장(전무)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박 의장은 "주가가 바닥으로 내려갈 정도로 경영한 것은 죄송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2019년 이후 조선 시황이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주가가 호황기 때만큼 오르진 않겠지만 회사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원들만 대상으로 하던 임금 반납도 전 사원으로 확대하고 순환휴직, 자산매각 등 남은 숙제도 착실하게 이행해 기대에 부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