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문제서 아베 총리와 차이점 분명히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오는 9월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고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5일 자신이 이끄는 파벌 ‘수월회(水月會)’의 정책집을 발표했다. 제목은 ‘이시바 시게루와 수월회의 일본 창생(創生)’이다.
헌법 개정과 지방 창생 등에 중점을 두며 총재 선거 공약의 원안을 마련했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전력 불보유’를 규정한 9조 2항의 삭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와의 대결 축을 명확히 했다.
2015년 9월 탄생한 이시바파(派)가 정책집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는 30일부터 일본 전국 서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출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우리가 ‘일본이란 나라는 이래야 한다’고 발표할 때에 커다란 자원이 될 것”이라고 출판의 의의를 밝혔다.
일본 자민당의 이시가 시게루 전 간사장이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사진=뉴시스> |
◆ 개헌 문제에서 아베 총리와 차이점 분명히
아베 총리와의 차이점을 분명히 한 것은 헌법 개정이다. 9조 1항과 2항을 유지한 채 자위대를 명기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개헌안에 대해 전력 불보유를 규정한 2항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항의 규정은 전 세계 어느 헌법도 없다”며,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자위대를 ‘군대’로 규정하고 국가의 독립을 수호하는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 이시바 전 간사장의 입장이다. 정책집에서도 “자위대가 군대인지 아닌지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분명히 하지 않고는 9조 개정의 의미가 없다”며 아베 총리를 견제했다.
또 “총재 선거에 누가 나서더라도 ‘나는 헌법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라는 논의를 벌이는 것이 어울린다”며, 개헌이 쟁점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자신의 필생 사업인 지방 창생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시찰했던 일본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사례를 소개하며 “지자체 발전에 가능한 지원을 다 하겠다. 지방 창생을 궤도에 올려 놓겠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29%인 법인세를 20%까지 낮추겠다는 아베 총리의 세제 개정안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올려 소득세 등을 인하하는 방안을 언급하며 총재 선거를 겨냥해 대립 각을 세웠다.
25일 도쿄 시내에서 가진 강연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성과에 대해 “주가는 오르고 기업 실적은 좋아졌지만, 지방이나 개인에게도 그 효과가 미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방이나 개인이 풍요로워지는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시게루는 여당 내 야당으로 불리며 대표적인 아베 총리의 비판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아베 총리가 집착하는 개헌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방에서 인기가 높아 아베 총리의 대항마로 꼽혔지만 최근 당내 세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에 출마, 1차 투표에서 199표로 후보 5명 중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수 획득에 실패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결선 투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19표차로 졌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