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요구 세번만에 출두.."건강 때문에 못왔었다"
5분간 포토라인서 입장 밝혀..조세포탈 등 혐의 부인
[뉴스핌=이보람·김규희 기자] 100억원대 조세포탈과 비자금 조성 등 혐의를 받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세 차례에 걸친 소환 요구 끝에 결국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31일 이중근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8시53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건강상 이유로 두 차례 검찰 소환에 불응했으나 걷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휠체어나 주변 도움 없이 검찰청사로 걸어 들어왔다.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 회장은 청사 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약 5분간 서서 조세포탈·비자금 조성·아파트 부실시공 및 불법분양 혐의 등을 인정하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캄보디아 법인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두 차례 검찰 소환에 불응한 것과 관련해서는 "건강상 그랬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당초 검찰은 지난 29일 이 회장을 첫 소환했으나 이 회장 측이 전날 건강상 이유를 들어 출석연기신청서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예정된 조사가 불발됐다. 당시 검찰은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며 출석 연기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 회장은 그대로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튿날 이 회장을 다시 불렀다. 검찰이 이틀 연속 소환을 결정하자 이 회장 신병처리에 있어 긴급체포 등 초강수를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선 흘러나왔다.
이 회장 측은 그러나 다시 한 번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같은 이유에서였다. 대신 오후 또는 다음날 반드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당초 첫 소환 예정일이던 29일이 아닌 31일 검찰에 결국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은 이 회장이 부인 명의 회사를 통해 1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하고, 이를 비자금 조성에 활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국세청의 고발을 토대로 관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 회장은 또 친인척 명의의 회사를 계열사에 미편입해 각종 규제를 회피하고 계열회사인 부영주택이 임대주택 분양 과정서 원가를 허위공개했다는 혐의 등으로도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