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실적 부진 여파…통신주‧광고주 약세
용평리조트, 주요 계열사 지분 매각 악재
“올림픽 이후 지속 가능한 펀더멘탈 보유한 업종이 진정한 수혜주”
[뉴스핌=김형락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수혜주로 꼽혔왔던 종목들의 주가가 대부분 내림세다. 올림픽에 따른 기대효과보다 실적 악화 등 개별 악재가 주가 흐름에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올림픽 개막 전부터 통신, 광고, 리조트 업종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통신주는 올림픽 기간 5G 시범 서비스 혜택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인 14일까지 관련 종목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 흐름을 보였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들어 통신 3사 주가는 2월 코스피 하락률(5.6%)보다 큰 폭으로 내렸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최근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KT는 2월 초 2만9550원이던 주가가 지난 14일 2만7650원으로 6.4% 내렸다. SK텔레콤도 지난 1일 26만1500원이었던 주가가 14일에는 6.7% 떨어진 24만4000원으로 마감했다. LG유플러스의 14일 주가도 1만3100원으로 2월 초 가격 대비 8.4% 떨어졌다.
통신주들의 주가 약세엔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작년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7% 줄어든 1342억원을 기록했고,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310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보편요금제 등 통신비 인하 정책과 평창 올림픽 관련 광고비 집행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4분기 통신사 실적이 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 모두 부진했다"며 "5G 이후 장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일기획, 이노션 최근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올림픽 기간 광고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광고 업종도 올림픽 수혜주로 꼽혔왔던 종목군이다. 제일기획은 평창 올림픽 주요 후원사인 삼성전자‧KT 등의 마케팅 캠페인을 대행해 광고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이노션은 올림픽을 통해 비계열사 광고 물량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광고 업종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제일기획의 주가는 지난 1일 2만1000원에서 14일엔 1만8700원으로 11% 하락했다. 이노션의 14일 주가도 2월 초 종가 대비 3.8% 하락한 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광고 업종도 작년 4분기 실적 악화 여파가 주가 약세로 나타났다. 제일기획과 이노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 23% 줄어든 458억, 242억원을 기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상파 방송사 파업으로 제일기획과 이노션의 작년 4분기 광고 대행 업무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알파인 스키 경기가 열리는 용평리조트도 평창 수혜주로 주목 받았다. 대회 기간 투숙객이 늘고, 각국 올림픽위원회와 프레스센터 임대 계약을 체결해 매출 상승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평리조트 주가는 2월 들어 18.8%의 하락세를 보이며 14일 8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주주 지분 매각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용평리조트는 지난 달 23일 계열사 세계일보가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보유 주식 5.94%를 전량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9월에도 용평리조트 계열사인 세계일보와 신원건설이 블록딜로 각각 3.13%, 2.29%의 리조트 지분을 처분했다.
올림픽이라는 단기적 상승 요인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평창 올림픽은 17일 간의 단기 스포츠 이벤트로 일회성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이 아닌, 올림픽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펀더멘탈을 보유한 업종이 진정한 수혜주"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형락 기자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