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극심한 흉년이 계속되던 조선시대. 송화옹주(심은경) 혼사만이 가뭄을 해소할 거라 믿는 왕(김상경)은 대대적인 부마 간택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이 궁합풀이를 맡게 된다. 반면 얼굴도 모르는 이를 남편으로 맞이할 수 없었던 송화옹주는 부마 후보들을 염탐하고자 사주단자를 훔쳐 궐 밖으로 나간다. 송화옹주를 사주단자를 훔친 궁녀라고 오해한 서도윤은 송화옹주의 뒤를 밟는다.
영화 ‘궁합’은 900만 관객을 동원한 ‘관상’(2013) 제작사 주피터필름의 내놓은 역학 3부작 두 번째 이야기다. 이번에는 생년/월/일/시를 기준으로 인간의 본성과 운명이 정해진다는 사주와 그로 보는 궁합을 소재로 했다. 장르는 멜로 사극. ‘관상’과 달리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 진정한 사랑을 찾는 젊은 두 남녀의 이야기가 흐른다. 바꿔 말해 팝콘 무비 이상의 기능까지 바라면 곤란하다. 팝콘 무비에 대단한 개연성이나 메시지를 찾는 것 역시 과욕이다.
다만 이 지점을 고려한다 해도 타깃 층 자체가 어리다 보니 유치한 감은 있다. 우선 전개 방식이나 캐릭터가 전형적이다. 대사 역시 “인생에 사랑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요?”라는 식. 놀라울 정도로 직접적이다. 하지만 그 자체, 그 나름의 재미가 분명 존재한다. 유치하면서도 낄낄거리고 마는, 결말을 알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힘이 있다. 더욱이 ‘궁합’에는 여느 사극과 달리 젊은 배우들이 대거 등장, 러닝타임 내내 활력을 불어넣는다. 젊은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자 미덕이다.
배우들의 연기, 콕 집어 이승기, 연우진, 조복래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승기는 서도윤을 통해 극을 이끈다. ‘백마 탄 왕자’ 캐릭터도, 다소 작위적이라 느낄 법한 대사도 모두 살려낸다. 흘러간 2년의 시간이 무의미할 만큼 과거의 눈빛도 연기도 좋다. 연우진은 야심가 윤시경으로 분해 색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다정한 연우진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조복래는 이개시를 연기, 영화의 크고 작은 웃음을 담당한다. 가히 ‘관상’과 팽헌(조정석)과 견줘도 모자람이 없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