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최장수 근무기록(42년) 갱신 전망
원칙론자이면서도 합리적이라는 평가
[뉴스핌=김지완 기자]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지명된 이주열 총재는 국내 최고 통화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한국은행의 요직을 거치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13년 동안 참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사를 나눈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그는 연세대 경영과를 졸업한 뒤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해외조사실장·조사국장과·정책기획국장을 거쳐 통화신용정책 부총재보와 부총재를 역임했다. 2014년 총재에 취임했다. 역대 3번째 연임에 성공한 한은 총재가 됐다.
이 총재는 원칙론자면서도 합리적인 성품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은 관계자는 "2016년 4월 정부가 ‘한국판 양적완화’를 명분으로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하라고 압박했을 때 내부 대책회의에서 이 총재가 '총재직을 걸고 막겠다'며 한은 내부 동요를 막았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이 총재가 끝내 출자를 거부하고 대출 프로그램인 '자본확충펀드' 제시한 뒤 실행 요건 까다롭게 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국판 양적완화'는 결국 아무런 실적 없이 지난해 말 종료됐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신중하고 섬세한 스타일이다. 한 전임 금통위원은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팩트를 말하는 것이 몸에 배였다"고 평가헸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로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인데, 이 총재가 ‘기준금리는 각국 고유 사정에 맞춰 결정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내놓으며 시장 안정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과정에서도 시장의 동요가 전혀 없었다. 자연스럽게 연내 추가인상을 받아들이도록 이 총재가 능숙한 소통 능력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정치색이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 전 총재는 2012년 부총재에서 물러난 뒤 2년 공백 딛고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에 발탁됐다. 전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현 정부 경제팀과 호흡이 더 잘 맞고 정치적 색채는 거의 없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국제적 감각도 뛰어나다. 그는 학술연수로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받았다. 아울러 뉴욕사무소 근무와 해외조사실장 맡으며 국제감각 키웠다.
가족은 부인 경영자씨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있다. 아들은 안과의사로 알려졌다. 4년 전 인사청문회에서 신변 관련해서는 거의 논란이 없었을 정도로 관리에 철저하다는 특징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정기재산변동 공개목록에 따르면, 이 총재 재산은 21억3208만원으로 당시 금통위원 7명 중 꼴지였다.
한편, 이 총재는 연임 임기를 채우면 이성태 전 총재가 갖고 있던 한은 최장수 근무 기록(42년)도 경신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