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천재 시인 이상의 작품을 소재로 한 뮤지컬 '스모크'가 1년 만에 돌아온다.
뮤지컬 '스모크'는 이상의 연작 시 [오감도(烏瞰圖) 제15호]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으며 2016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후, 지난해 3월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초연을 올렸다. 당시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객석 점유율 86%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바 있다.
뮤지컬 '스모크'를 단순히 설명하자면 글을 쓰는 고통과 현실의 괴로움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세상을 떠나려는 남자 ‘초(超)’, 바다를 꿈꾸는 순수한 소년 ‘해(海)’, 이 두 사람에게 납치당한 여자 ‘홍(紅)’ 세 사람이 아무도 찾지 않는 폐업한 한 카페에 머무르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 이면에 시대를 앞서가는 이상의 천재성, 식민지 조국에서 살아야만 했던 예술가의 불안, 고독, 절망,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날고 싶었던 열망과 희망까지 담겨있다. 세상과 발이 맞지 않았던 절름발이 이상의 삶과 예술, 고뇌와 함께 식민지 사회의 암울한 시대상을 주인공 셋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으로 ‘초(超)’와 ‘해(海)’, 그리고 ‘홍(紅)’ 세 명의 캐릭터들의 감정과 비밀스럽고 미스터리 한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풀어 낸 작품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에서 완벽한 앙상블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와 더불어 뉴페이스들이 합류하며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를 쓰는 남자 ‘초’, 김재범-김경수
시를 쓰는 남자 ‘초’ 역에는 데뷔 이후 수많은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배우 김재범과 김경수가 다시 돌아온다. '초’는 글 쓰는 고통, 독자에게 외면당하는 현실로 인해 끊임 없이 괴로워하며 자기 파괴의 충동을 느끼는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감정 소모가 극심한 캐릭터라는 평이었다. ‘고통이 있기에 희망이 있고 삶이 있다’는 김재범과 눌렸던 감정을 초를 연기하며 폭발시킨다는 김경수는 초연에 이어 더욱 강렬하고 완벽한 ‘초’를 그려낼 예정이다.
그림을 그리는 소년 ‘해’, 박한근-윤소호-강은일
시종일관 무겁고 긴장감 넘치는 극에 유일하게 숨통을 틔워주는 ‘해’ 역에는 초연의 윤소호가 다시 활약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광염소나타', '블랙메리포핀스' 등에서 다양한 감정연기를 선보였던 박한근과 뮤지컬 '뉴시즈', '아이다' 등을 통하여 눈도장을 찍은 신예 강은일이 합류했다.
그림을 그리는 소년인 ‘해’는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해 현실에서 도망치고자 한다. 초의 강한 의지에 휩쓸려 현실도피를 갈망하지만 타인에게 친근하며 천진한 모습이 남아 있는 역할로 스스로에게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초와 홍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단의 순간이 찾아온다.
부서질 듯 아픈 고통을 가진 여자 ‘홍’, 김소향-정연-유주혜
마지막으로 부서질 듯한 고통을 지녔으나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자 ‘홍’역에는 한국과 브로드웨이에서 전방위 활약 중인 김소향이 새롭게 합류했다. 정연, 유주혜도 초연에 이어 더욱 완성도 높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양인 최초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스터 액트'의 ‘메리 로버트’역을 맡아 화제가 된 김소향은 현재 '더 라스트 키스'에서 밀도 높은 연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합류한 정연과 유주혜는 ‘홍’이 지닌 처연한 아픔과 고통을 연기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부서질 듯 아픈 고통을 가진 여자 ‘홍’은 인생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감내하며 강한 삶의 의지를 보여준다. 천진한 ‘해’를 안타까워하며 돌보는 역할로 ‘초’를 꾸짖고 대립하는 캐릭터다.
뮤지컬 '스모크'는 공연계 최고의 콤비로 인정받은 추정화 작·연출과 허수현 작곡·음악감독이 함께 만든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로 시인 이상의 ‘오감도’ 외에도 ‘건축무한육면각체’ ‘거울’ ‘가구의 추위’ ‘회한의 장’과 소설 ‘날개’ ‘종생기’ 수필 ‘권태’ 등 개성 있는 발상과 표현을 선보인 이상의 대표작을 대사와 노래 가사에 담아냈다.
하나카드가 제작 투자로 참여한 뮤지컬 '스모크'는 오는 20일 인터파크를 비롯한 온라인 예매처에서 티켓이 판매될 예정이다.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2018년 4월 24일부터 7월 15일까지 공연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