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초의 프레임바디 적용한 정통 SUV
소-준중-중-대형 SUV 라인업도 완성, 미국 타깃
[ 뉴스핌=한기진 기자 ] 현대자동차 최초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오는 연말에 출시된다.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 경쟁사에 상대적으로 뒤쳐졌던 SUV 라인업이 마침내 완성된다.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판매 부진의 주범인 SUV 모델 부족 문제도 해결하고 현대차가 마침내 반등의 기회도 잡았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보다 큰 대형 SUV인 모델명 ‘LX2’를 ‘12월’ 한국에서 출시한다. 싼타페 차제가 전장 4770mm, 전폭 1890mm, 전고 1680mm로 이보다 100mm 가까이 더 길고 크다. 경쟁모델로 삼은 도요타 하이랜더의 전장 4854mm, 전폭 2207mm, 전고 1730mm 비슷한 크기다.
가장 큰 특징은 현대차 SUV의 DNA인 모노코크 플랫폼 대신 ‘프레임 바디’가 처음 되는 것이다. 싼타페로 시작된 현대차의 SUV는 신개념 승용형 SUV를 표방하면서 거친 숲 길 등 오프로드보다는 도심 주행에 맞게 자동차 밑에 설치하는 프레임(뼈대) 없이 하나의 박스 모양의 구조체를 만드는 ‘모노코크 플랫폼’을 적용했다.
원가와 무게가 적게 들고 승차감이 부드러운 장점이 있다. 현대차의 대형SUV로 분류됐던 베라크루즈나 맥스크루즈도 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사실상 싼타페의 롱 휠베이스(차체를 늘린) 모델로 분류됐다.
LX2에 적용하는 프레임바디는 하체와 몸체가 따로 분리되는 매우 단단한 차제다. 강철 뼈대 위해 엔진과 변속기 등 샤시를 얹는 방식으로, 오프로드를 주행하는 전통적인 SUV의 구조다. 원가가 많이 들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진정한 대형 SUV는 강한 차체와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프레임바디를 채택했다.
LX2가 출시되면 현대차는 소형(코나)-준중형(투싼)-중형(싼타페)-대형(LX2)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완성한다. 경쟁사인 폭스바겐이 소형(티-록) - 준중형(티구안) - 중형(투아렉) - 대형(아틀라스) 등 SUV 풀라인업을 몇 해전에 완성한 것보다 한 발짝 늦었다. 그러나 세단에서 SUV로 중심이 이동한 미국과 중국시장에서 판매 회복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 1월 미국 승용자동차 자종별 판매점유율을 보면, SUV와 픽업트럭 등 경트럭(LT)이 67%로 세단 23%보다 압도적으로 우위다. 그러나 현대차는 LT가 38%, 세단이 62%로 정반대 판매량을 보이며, 판매고전의 원인이 SUV 부재라는 점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올해 코나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투싼의 부분변경 모델과 신형 싼타페를 출시해 반전을 노린다. 내년에 LX2와 기아차의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를 내놓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도 대형 SUV가 대세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로만 대응하는 건 역부족인데, 대형 SUV는 빠르게 출시하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2020년 총 9종의 SUV 풀라인업을 갖출 계획이었다. 기존 4종(코나, 투싼, 싼타페, 맥스크루즈)에 5종(A세그 2종, 코나 전기차, 수소차 FE, E세그)을 추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코나 전기차나 수소차 FE는 공개했고 LX2(E세그먼트)까지 나오면 사실상 주력 SUV라인업은 모두 완성된다. A세그먼트는 코나보다 작은 SUV로 미국 한국 중국 등 주력시장보다는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용이어서 비중이 낮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